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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Ellie Oct 17. 2021

나에게 말 걸기

프랭클린 메소드의 셀프 토크

6월부터 새로 둥지를 튼 오픈 센터에서 필라테스 수업을 진행한 지 4개월 차입니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몸이 이전보다 훨씬 가벼워졌고 활력이 생겼다는 피드백과 함께 눈에 띄게 개선된 자세가 관찰되는 고객의 변화를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게 된답니다.


4개월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누군가가 가진 불편함과 통증을 자유케 하고 에너지를 줄 수 있다니요. 세상 어느 직업이 이렇게 단 시간 내에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선물할 수 있을까요? 물론 온전히 제 능력만으로 고객에게 변화가 일어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 수업을 이끄는 두 개의 커다란 축은 저의 티칭 스타일과 함께 고객이 얼마나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가?입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고요? 당연하지만 정말 쉽지 않은 작업이랍니다.


프랭클린 메소드를 접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이 고객의 관점을 어떻게 바꾸어 줄 수 있을까? 고객들이 가진 불편함과 통증에 대한 생각, 스스로 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돌려놓을 수 있을까?입니다.


프랭클린 메소드 과정을 함께 공부하고 계신 클로이 선생님이 지난 알. 쓸. 프. 사 글로 정리해 주신 어깨의 움직임으로 예를 들어 설명해 볼게요. 불편하고 뻣뻣해 어깨와 목의 긴장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곰 세 마리가 있는 것 같다는 고객에게 수업 시작에 앞서 제가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이기도 하고요.


제일 먼저 스스로에게 말을 거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을 걸어 보세요.라고 말하는 건 좀 어색하기도 해서^^;;) 저의 입을 빌어 어떤 방식으로 어깨에게 말을 걸 수 있는지 방법을 보여 드리고 있어요. 불편하고 긴장된 어깨, 뻣뻣하고 목에 잔뜩 힘이 들어간 어깨가 아닌


넓어진 쇄골과
멀어진 귀와 어깨,
견봉 아래 공간감을 가지고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내 팔은
자유로워요. 팔의 손등은
내 몸의 측면을 바라보고
매달려 있어요.



스스로에게 말을 거는 방식은 의외로 큰 효과를 가져온답니다.


이 작업은 이후 진행되는 1시간 세션의 전체 흐름과 움직임의 질을 좌우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던 불편함이 스스로에게 말을 거는 방법에 따라 달리 느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한 고객은 이후 이어지는 1 시간의 수업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어요. 필라테스의 기본 원리이기도 한 집중, 조절의 테크닉을 더욱 잘 느낄 수 있게 되면서 몸에 대한 인지가 섬세해져요. 이런 경험은 고객에게 수업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고 다음 수업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물론 수업 중에 좀 더 섬세한 어깨의 움직임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상완골과 견갑골의 리듬, 가동성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동작, 어깨 주변부 관절과 근육의 안정화를 돕는 동작들도 함께 진행하게 돼요.

어깨 주변 부의 쇄골, 상완골, 날개뼈, 복장뼈, 내 갈비뼈가 어디에 있는지, 날개 뼈의 관절뼈의 오목 glenoid fossa과 상완골두 humeral head 가 어떻게 공간감을 가지고 회전하는지, 나의 날개뼈는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도록 알려주고 움직임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의 역할이랍니다.


움직임을 지도하는 강사가 아니라면 어깨의 뼈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디쯤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는 고객은 거의 없답니다.


이런 방식으로 움직임 하는 방식을 직접 몸으로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 선명하게 머릿속으로 떠올릴 수 있는 이미저리를 나만의 방법으로 찾는 것이 프랭클린 메소드 예요.


스스로 생각을 바라보는 방식을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아요. 내 머릿속 생각들이 마치 파티에 초대된 손님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자 그렇다면.. 질문 하나를 드려 볼게요.

지금 내 머릿속에 있는 손님이 초대받은 사람일까요? 나에게 친절한 사람인가요?

아니면 내가 하는 일을 방해하려고 온 손님인가요?

나를 괴롭히고 있지는 않나요?

만약 그렇다면 떠나 달라고 요청해 볼게요.


초대받은 손님들과 함께 즐거운 파티를 해 보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보아요.


변화는 내 머릿속에 온 불청객을 먼저 떠나보내려는 시도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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