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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Ellie Mar 05. 2021

필라테스 잘하고 싶은데, 왜 안 되는걸까?

동작이 잘 나오지 않을 때 수정할 수 있는 방법

Standing Roll Down, 스탠딩 롤 다운을 하는데 손이 바닥에 안 닿아요?

이런 뻣뻣한 몸으로도 필라테스 할 수 있을까요?


Roll Up, 롤업을 하는데 발이 자꾸 뜨고 못 일어나겠어요. 저는 코어 힘이 부족한가 봐요.


센터에 오신 회원님들, 특히 필라테스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신 초보 회원님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다. 강사인 나도 필라테스를 처음 시작할 때 골반 전방 경사 체형의 허리 뒤의 흉요근막의 유연성이 떨어져서 롤업 Roll Up이 잘되지 않았다. 요즘에도 컨디션이 좋은 어떤 날에는 매끄럽게 올라올 때도 있고 또 어떤 날은 발이 들리기도 한다.


롤업 Roll Up 은 필라테스 매트의 기본이지만 여러 가지 근육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어려운 동작이다. 사람마다 롤업이 되지 않는 이유도 다양하다. 등은 매트 바닥에서 떨어졌지만 몸이 올라오지 않거나 올라오면서 무릎이나 다리가 들리기도 한다. 롤업, Roll Up은 복부 근육과 고관절 굴곡근이 조화롭게 협응 해서 움직임이 일어날 때 복부 근육에 의해 들어 올려진 몸통의 척추 커브가 C 모양을 유지하며 척추 마디마디의 분절이 일어나게 된다. 이 외에도 복부 근육의 길항근인 척추 기립근의 이완 효과도 얻을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조셉 필라테스가 만든 필라테스의 원래 명칭은 Contrology 였다. 매트 동작을 할 때 조절의 테크닉은 동작의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된다. 신체가 조절된 방식으로 움직이게 되면 근육들은 신장하면서 작용하도록 훈련된다. 이러한 방식을 신장성 근육 수축(Eccentric Muscle Contraction)이라고 하며 이 과정은 길고 유연한 근육을 만들어 낸다. 동작의 조절에 집중하게 되면 신체는 협력근(synergist)을 활용할 수밖에 없고 이 근육은 주동근(Main Muscle) 보다 작다. 많은 근육이 협력하여 한 동작을 하면 신체가 전체적으로 균형과 조화를 이루게 된다. 조절의 묘미를 발휘하며 필라테스 동작을 완벽하게 해 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이렇게 되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필라테스를 처음 접하거나 부상을 입어 운동 능력이 최상이 아닌 사람들도 있다. 복부 힘이 덜 쓰이게 되면 목이나 허리, 고관절 굴곡근에 힘이 들어간다. 경험이 많은 강사는 고객의 몸 상태와 그날의 컨디션에 맞게 필라테스 동작을 수정해서 진행할 수 있도록 고객을 돕는다. 운동 각도(ROM, Range of Motion)를 더 작은 범위로 조정한다거나 무릎 구부리기, 또는 소도구를 활용해서 통증이나 불편감이 없도록 지도한다.


본 동작대로 진행하지 않고 일부 수정한다고 해서 '초보자'라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필라테스가 나한테 맞지 않는 운동이라고 좌절할 필요도 없다. 강사인 나조차도 롤업이 안 되는 어떤 날에는 타이트한 요추를 근막 이완 볼을 사용해서 충분히 풀고 동작을 수행한다. 필라테스를 잘하고 싶다면 내 몸에 맞게끔 운동을 수정하는 타이밍과 방법을 정확하게 아는 강사를 만나서 필라테스 수련을 꾸준히 진행하면 된다. 자세가 잘 나오지 않는 경우 사용되는 몇 가지 팁에 대해 정리해보자.


두 다리를 쫙 펴고 척추를 세워 앉을 수 없을 때

필라테스 매트 동작의 Saw, Spine Stretch Forward와 같이 앉은 자세에서 상체를 굴곡시키는 동작은 두 다리를 펴서 척추를 길게 세워 자리에 앉아 시작한다. 앉은 자세에서 주의할 점은 다리를 펴는 것보다 척추를 올바르게 세우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최대한 엉덩이 밑 살을 바깥쪽으로 끌어내고 척추를 세우고 앉아있는데도 허리 뒤가 둥글게 말리는 느낌이 든다면 무릎을 살짝 구부리면 허리를 펴내는 것이 가능하다. 아니면, 단단한 베개, 요가 블록, 또는 엉덩이의 높이를 높여줄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도록 하자. 폼롤러를 엉덩이 밑에 대고 앉거나 앉아 있는 요가 매트 끝부분을 두세 번 접어 엉덩이 밑에 받혀줘도 된다.

P211. 필라테스 아나토미, 라엘 아이자코비츠
천장을 바라보고 누운 자세에서 롤업이 잘되지 않을 때

매트 필라테스 동작은 등을 대고 누운 자세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매트에서 턱을 당기고 척추를 분절해서 Curl Up 이 어렵다면 무릎 위 허벅지 뒤 쪽을 손으로 잡고 팔의 힘으로 동작을 진행하면 된다. 발은 최대한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붙여두고 롤 업 앤 다운(Roll Up and Down)을 수 회 반복, 복부의 힘을 인지하게 되면 동작 조절이 가능해진다. 그럼 이도 저도 안 될 때는 어떻게 하나? 몸을 옆으로 돌려 팔과 손으로 바닥을 짚고 몸을 일으켜 세운 뒤 다시 롤 다운(Roll down)을 하자.


누워서 머리를 들어 올리는 동작을 할 때 목이 너무 아파요

머리와 가슴을 바닥에서 들어 올리는 것은 적절한 큐잉과 조화로운 움직임이 있을 때 가능하다. 고개를 들기 전 턱을 먼저 당기고 가슴골을 아래로 떨어뜨리면서 귓바퀴가 굴러가는 것처럼 고개를 들어 올려야 한다. 이때, 복부 힘이 충분히 있어야 목 근육에 불필요한 긴장이 들어가지 않는다.


감귤 조이기 테크닉 Squeeze a Tangerine

 머리를 바닥에서 들어 올려 굴곡시킬 때 머리 움직임의 순서를 설명하는 이미지이다. 이때 머리를 바닥에서 들어 올리기 전에 먼저 머리를 약간 끄덕이듯 구부리고 턱을 가슴 쪽으로 당겨야 한다. (그러나 '감귤을 쥐어짜면 안 되고 턱 아래 작은 공간을 유지한다.) 근육을 사용하는 순서를 보면 먼저 심부 목 굴근이 활성화되어 머리를 약간 아래로 끄덕여주고 그런 다음 복근이 머리를 매트 위에서 들어 올린다. 감귤은 필라테스 복부 자세를 취할 때 턱과 가슴 사이의 올바른 거리를 이미지화하는데 완벽한 공간의 크기이다.

P.24, 서론, 엘리 허먼의 필라테스 리포머]


복부 힘이 안정적으로 잡힐 때까지 머리와 가슴을 쉽게 들어 올릴 수 있는 또 다른 방법도 있다.  등, 어깨, 머리 아래 매트 위에 수건을 세로로 놓고 손가락으로 수건 모서리를 잡고 해먹처럼 머리를 살짝 타월에 기댄 채로 고개를 들어 올리도록 한다. 아니면 필라테스 서클 링을 사용해서 한쪽 핸들에 머리를 대고 다른 쪽 핸들에 손을 대고 밀면서 고개를 들어 올릴 수도 있다. 만약 머리와 가슴을 들어 올릴 때 힘이 들어가는 게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면 복부 힘이 생길 때까지 머리를 바닥에 대고 수련하는 것도 방법이다.


등을 대고 누워있는 자세가 그냥 불편해요

평소 거북목 자세로 생활한다거나 라운드 숄더(Kypotic Posture) 체형은 등을 바닥에 대고 눕는 것이 불편할 수 있다. 누운 자세에서 진행하는 매트 운동 Leg Circle을 할 때 어깨가 말린 채 등을 바닥에 붙이게 되면 흉곽이 벌어지고 흉추가 바닥에서 많이 떠서 깊은 호흡이 불편해진다. 이때, 턱을 가슴으로 당기고 목 뒤를 길게 늘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작은 수건이나 베개를 머리 뒤 쪽에 받쳐주게 되면 척추의 정렬이 바르게 되어 호흡이 편해진다. 대신 Bridge(Pelvic Curl)과 같이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동작은 목과 어깨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머리 아래에 아무것도 두지 않도록 주의한다.


누운 자세에서 다리를 곧게 펴는 게 어려워요
Pilates Hundred, 출처 Pixabay

엉덩이와 요추, 슬괵근이 과하게 긴장된 상태 또는 대퇴사두근의 약화로 인한 문제일 수 있다. 이때는 무릎을 살짝 구부린 채 동작을 수행한다. Hundred와 같은 동작을 진행한다면 무릎은 접고 바닥에 발을 대고 골반 너비로 벌린 상태에서 동작을 수행하면 된다. 필라테스 매트 동작에서 다리를 펴는 동작들 Teaser, Open Leg Locker, Single Straight Leg Stretch와 같은 동작을 수행할 때도 다리를 곧게 펴는 것이 불편하다면 마찬가지로 무릎을 접고 동작을 진행한다.


손목에 힘이 너무 들어가서 아파요
Plank 자세, 출처 Pixabay


손목이 약한 경우 매트 가장자리를 돌돌 말아서 손 받침대를 만들거나 손목을 보호할 수 있는 웨지를 댄다. 팔로 엎드린 자세에서 손목 압박을 피하려면 손목과 어깨로부터 몸통을 들어 올리고 팔꿈치를 부드럽게 한 상태로 손목에 힘이 너무 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플랭크 자세에서 손바닥으로 지지하는 대신 주먹을 사용하거나 팔꿈치를 접어 바닥을 지지한다. 옆으로 눕는 자세(Side Lying Series)에서는 아래팔을 뻗은 상태로 누워서 머리를 안쪽 팔 위에 내려둔다.

손목 신전을 줄이기 위해 손은 가능한 앞쪽으로 멀리 뻗어 풋바에 놓는다.
손의 뒤꿈치를 바 위에 놓고 손가락은 아래로 바닥 쪽으로 감싸는 느낌으로 밀어낸다.
어깨가 올바로 정렬된 상태를 유지한다. 견갑골을 귀에서 멀리 밀어낸다.
풋바를 밀어내고 흉골을 바닥 반대쪽으로 들어 올려 플랭크 자세에서 전거근을 활성화한다.
체중이 손목으로 실리게 해서는 안 된다. 대신 중력을 밀어낸다.
팔꿈치를 과신전 시켜서는 안 된다. 팔꿈치 안쪽 주름이 서로 마주 보는 상태를 유지한다.

P.46, 팔로 짚고 엎드린 자세에서 손목 압박을 피하는 방법, 엘리 허먼의 필라테스 리포머


참고 자료

엘리 허먼 필라테스 리포머

필라테스 아나토미, 라엘 아이자코비츠, 캐런 클리핑

Pilates Anytime, Pilates Exercise Modification Ti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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