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말하는 광교의 작은 고양이.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자꾸 기억에 남는다.
친화력 좋은, 항상 느긋한 여유가 매력적인 고양이.
'그대는 귀여운 나의 검은 고양이 네로~'
라는 노래 속 가사처럼, 이름을 '네로'라고 짓기로 했다.
요즘, 동물들의 심금을 울리는 소통 기법이 나에게 깊게 와 닿는다.
유튜브를 틀어도 각박한 세상 속, 동물들이 인간들에게 작은 감동을 선사해준 이야기를 들을 때면
괜히 코끝이 찡하다.
길을 건너시는 할머니를 도와드린 안내견,
아파트에서 떨어질뻔한 아기를 구조해준 고양이,
주인을 지킨 개,
가끔 보면 동물이 사람보다 낫다는 말이 옳다.
정말이라니깐,
자다 깬 모양이다.
너무나 귀여워서 카메라를 가져다가 사진만 찍으려고 했는데.. 이런.
귀여운 왕자님의 단잠을 깨게 만들었다.
나지막이 울려오는 '가르랑'거리는 소리.
화난 것일까..? 아니면 혼자 옹알이하는 것일까?
누구나 잠에서 깨면, 꾸물대는데 나는 그 혼자만의 사투를 벌이는 시간이 제일 힘들다.
주의 깊게 지켜보려고 한다.
누구나 다 똑같은 '잠'의 마법을 가지고 있다.
자면 더 피곤해지는 이상한 체험.
잠 기운을 이겨내지 못하고, 몸이 이끄는 대로 그냥 흘러가는 추억.
다들 초, 중, 고 시절 같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우리 네로도 마찬가지이다.
이곳 광교 카페거리는 사람들이 매우 많아서, 친화력 좋은 네로한테 많은 관심이 집중된 결과
엄청난 피로가 쌓였을 것이다.
사진만 일만 장 정도는 찍혔을까?
워낙 인기스타라.. 으이구, 피곤할 법도 하지.
다음에는 통통한 생쥐를 곁들인 보양식을 만들어 와야겠다.
영롱한 노란빛이 눈에서 레이저처럼 나온다.
분노? 아니면 관심?
깊은 분노가 느껴진다.
자연스럽게 엉덩이를 맞대고 앉아계신 아저씨보다,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사진을 조용히 찍고 있는 내가
그렇게 얄미웠나 보다.
어쩌겠어, 이곳의 주인은 네로인데.
해리포터의 '투명망토'.. 뭐 그런 거 안 파나..?
우리 네로 뿔나서 어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