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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가 Aug 11. 2023

stay

(다른 곳에 가지 않고) 계속 있다 (머무르다)

첫 이별을 했다. 첫 이별인 만큼 헤어짐이라는 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이별은 불현듯 찾아왔다. 정말 불현듯 갑자기. 이상하게도 그게 내가 선택한 것인데도 그랬다. 나의 마음이 그런 것인데도 그랬다.


자기한테 어떻게 그렇게 잔인할 수 있냐고 그랬다. 엉엉 울었다. 그 사람이.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하나의 살처럼 합쳐졌던 사람이 다른 살로 분리되면서 엉엉 운다. 그 사람이. 내가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그 사람을 사랑했을까. 모르겠다. 사랑이라는 건 아예 다른 두 사람의 세계가 합쳐졌다가 합쳐지고 다시 분리되는 것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나의 살로 합쳐졌다가 분리되니까 그게 너무 고통스러운 과정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날 하루종일 그 사람의 울음소리가 귓가에 아른거렸다. 내가 너무 모질게 말했나. 그렇다고 내 마음을 무시하고 그 연애를 지속하는 건 더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했다.

연애라는 건 어쩌면 무섭다. ‘추억’이라는 아름답고도 아픈 걸 남기기 때문이다. 어딜 가도 그 사람이 보인다. 음악을 들어도 영화를 봐도 음식을 먹어도.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 거야

그렇게 덮고 덮고 덮으면서 관계를 쌓아가다 보면.. 나는 왜 뭔가 마음이 공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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