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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띠또 Jul 24. 2022

불문과 취뽀 여정기

6. 번역 pm

번역 자체는 좋지만 하루 종일 못 나가고 혼자 일하는 형태 + 주어지는 대로 받아야 하는 일감 (주제, 일정) - 초짜일 때 한정...이겠지?

밖에 나가서 사람들이랑 어울리길 선호하고, 주도적인 선택권을 중시하는 내게는 지속적이지 못한 직업이라고 판단했다.


- 통역 pm을 구하는 에이전시를 두 곳 봤는데, 내가 통역을 못하는 상황에서 통역 pm은… 도저히 못하겠어서 패스.

- 나중에 전업 번역을 할 가능성 + 회사가 더 많은 번역 pm으로 눈을 돌렸다. 대학원 졸업하고 이력서를 올려둔 초반부터 헤드헌터님들에게 종종 연락이 온다.


카테고리를 대략적으로 나눠보면,

- 대기업 번역 pm : 대부분 자사 웹툰이나 웹소설 번역 작업 관리 / 언어 특화 pm을 모집해 전공어 살리기 가능+검수 가능해야 함 / 다만 원어민 급이나 경력 빵빵을 뽑는 느낌 - 몇 달 동안 공고가 떠있거나, 재공고가 자주 뜬다.


- 플랫폼 기반 업체 : 자체 개발 플랫폼 사용해 번역 작업 / 플랫폼에서 번역가 모집/ pm은 중간 관리자 역할/ 영어 선호


- 중간 규모, 전통적 번역 업체 : 대기업 하청(웹툰, 게임), 국가기관 번역, 기술번역(홈페이지, 설명서 등), 전문 번역 / 가장 많은 형태이고 번역가 풀이 풍부하다고 들음 / 회사마다 천차만별 업무(단순 관리부터 검수 가능까지 다양) / 규모가 커질수록 언어 상관 안 하는 것 같음 - 사실 업체마다 다 다름. 잡플래닛이나 블라인드에 다 찾아보는 것이 좋다.  


- 영세 업체 : 국가사업(ai 번역 기용 데이터)+재하청 / pm 이자 번역가, 감수자, 영업까지 다함(개인적으로 비추)


- 나의 지원 여정기 -

1. 올 초에 대기업 프랑스어 웹툰 pm에 지원했었는데 모두 서탈(카 xx, 레 x코믹스)했다.

모두 헤드헌터와 함께 진행했는데 지난번 분과 너무 달랐다. 중간에서 서류 전달해준 정도/  두 분 다 통대 졸업보다도 문학번역원에서 작품을 번역해본 경험과 내가 혼자 프랑스 배낭여행 다녔던 경험을 좋게 봐주셨다. 자기만의 스토리가 대기업 지원에는 더 강점인가 싶다. / 차라리 그때 카 xx 웹툰 정규직 대신 인턴을 지원해봤으면 좀 더 도움이 됐을 것 같단 생각이 들기도 하네,,, (2달 기한, 정규직 전환 x, 번역 쪽에 관심 있는 사람은 찾아봐도 좋을 것 같다. 번역 업계는 학력보다 실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경력이 중요하다. 특히 경력을 쌓기 어려우니 인턴은 좋은 기회일 것이다. 지난 공고는 1-2월에 모집했었다.)


2. 플랫폼 기반 업체

- 영상 전문 업체(아이xx) : 서류 합, 영어 테스트 불합으로 마무리. 서류 합격을 전화로 연락 주는데 일정이 있어 못 받았다. 문자가 뒤이어 와서 통화 가능 시간을 보내니 2주가 지나도록 연락이 없었다. 혹시 누락됐나 확인을 했고, 영어 테스트 보고 또 2주 정도 기다렸는데 (결과까지 일주 걸린다고 함)  같은 직무 재공고를 보았다. 대규모 채용이라서 여러 직무를 모집하고 지원자도 많던데 재공고를 계속 내는 중이다.  코로나 특수(?)를 맞아서+한국 넷플의 파워에 파도 타서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는 중이라 내심 가고 싶었는데 ㅎ.ㅎ 어떤 스펙을 원하는지 궁금하긴 하다.


- 자체 개발 플랫폼 (보이xx, 플xx) 각각 구직 사이트, 자체 사이트에서 지원. 모두 서탈.


3. 중간 규모 업체들은 많은 만큼 다양하다. 잡플래닛에 일일이 검색해서 찾아본 결과 업체마다 천차만별이라 공고가 뜨면 찾아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번역 툴을 안 쓰는 곳, 언어 상관없는 관리 사무직 포지션은 제외하고 몇 곳에 이력서를 넣어봤는데 역시나 연락은 안 왔다.(기본적으로 경력 1-3년을 구하는 곳이 많음) / 유튜브나 블로그를 운영하는 업체도 있으니 찾아보면 정보 수집에 도움이 많이 될 듯하다./ 통대 졸업생들은 웹툰이나 게임보다 전문 주제의 텍스트 형식이 더 익숙할 텐데 초짜 입장에서 어떻게 그런 일감을 받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업체들이 그런 일을 줄 것 같다.(기업 상대로 고정적으로 번역물 납품)

번역 수주 및 납품 프로세스가 궁금했는데 영영 미스터리로 남을 것 같아 아쉽군,,,


4. 영세업체 : 내 이력서를 열람했는지 먼저 연락이 와서 면접 응시. 규모가 작은 만큼 여러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건 상관없지만 나중에 이직을 하거나 경력을 생각할 때 의미 있는 콘텐츠를 다루지 않았다. 빅데이터 중심의 작업이 많은 듯(물어봐도 정확히 안 알려줘서 미스터리…) 그곳에서는 나중을 위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모든 것이 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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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에이전시들은 규모를 떠나서 업계 전체적으로 업무량이 과중하고, 박봉 (2600에서 시작한다는 곳도 보았다…)에 근속연수도 채 일 년이 못 되는 곳이 많았다. 번역 업계가 단가가 말도 안 되게 낮아졌고, 낮아지고 있고 무엇보다 내가 번역에 뜻이 없어서 고민이 컸다.


올 1월부터 번역 pm에 지원하고, 업계를 점점 파악하면서 이 쪽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대체 뭘 할 수 있고, 뭘 해야 할까? 내가 왜 아무 생각도, 플랜도 없이 통대를 갔을까… 후회를 많이 했었다.

혼란의 시기가 폭발한 때가 올 4,5월이었고 정말이지 힘들었다.

특히나 무역 쪽 일을 “살짝” 고려해보면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고민이 많았다.


전공만 놓고 보자면 pm 쪽 일을 시작하기가 수월해야 하는데 오히려 그렇지가 않았다. 그래서 더 힘들었다. 관련 전공인 통대를 졸업했는데도 서탈이면 대체 뭘 더해야 할까. 번역 경험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이제 와서 버티면서 번역 경험을 쌓기엔 시간도, 체력도, 인내력도 바닥났다. 심지어 내게 주어진 작업물들은 번역의 고통을 감내할만큼 매력적이지 않았다.

- 웹툰, 웹소설, 한국 예능이나 드라마, 게임을 즐겨 보거나 하고 관련 용어들을 알고 있으면 요즘 번역 업계가 호황이다 못해 미어터진다. 그렇지 않다면…? 힘들 것 같다. 아는 분은  최근 프리 번역가로 첫 발을 내디뎠는데, 지인의 소개를 받고 + 지원서를 많이 뿌려놨다가 몇 달 후 일이 들어왔다고 말해줬다. 일을 활발하게 하는 지인들이 있어야 할 것 같기도… 자리 잡는 기간을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번역 pm...

간절히 원하지도 않았고, 생계만을 생각했기에 급박했지만 절실하지 않았다. 다각도로 나와 내 인생을 분석하고 파악한 후에 생각해보니 안 되는 게 당연하단 생각이 들었다.

지원 단계에서 서류를 작성하며 면접을 간다면 무슨 말을 할까 미리 고민을 하는데, 머리가 백지였다. 그동안 번역을 꿈꾸지도 않았고, 원하지도 않았기에 내 이야기와 결이 너무나 달랐다. 쥐어짜도 안 나와서 결국 이야기를 지어내야 했는데 이건 아니라는 생각뿐...   

나는 통역과를 나와서 상대적으로 번역과는 거리가 있다. (외국어를 옮긴다는 공통점도 있지만 그 외의 프로세스에서 차이가 크다고 생각함 - 순차통역과 번역은 정리해서 깔끔하게 옮기는 방식이 비슷하지만 나는 많은 양을 빠르게 타이핑하는 것보다 < 말로 전하는 훈련을 더 많이 했다.)

- 통역에 쓰이는 텍스트는 번역 작업물에 비해 구어체 중심이다.

- 문학번역원에서는 번역 시간을 줄이는 것보다 퀄리티를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둔다. 번역을 업으로 삼으려면  빠르게 쳐낼 수 있어야 한다.

통역 - 번역 - 번역 pm

관계성은 있지만 한 다리 건넌 느낌이랄까.


프리랜서 번역, 검수를 하다가 pm을 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번역에 꿈이 있다면 중간 다리이든 종착역이든 되어줄 직무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번역이 좋지만 재택근무는 싫거나, '존버 기간'을 버티기 힘든 사람에겐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회사에 따라 업무 형태가 다 다르고, 번역과 전혀 관계없는 사무직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전통적인 업체 중 규모가 클수록 이런 것 같음. / 대신 규모가 작으면 번역, 감수, pm 본연의 업무까지 업무과중… 지원하기 전에 잡플래닛과 블라인드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번역 pm 관련해서 고민을 많이 했고 서칭도 많이 했는데 검색한 정보 외의 실질적인 정보가 많지 않아 아쉽다.

내가 이 직무를 하고자한 이유가 그저 생계…였기 때문에 간절하지 않았던 이유가 크겠지만 그래면접을 좀 많이 가봤으면 좋았을 텐데,,, 이렇게 다소 아쉽게 번역 pm을 향한 여정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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