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Fly butterfl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띠또 Mar 12. 2024

좌충우돌 해외영업기

3. 고객사 미팅

영업의 꽃은 고객사 미팅이 아닐까 한다. 국내 영업의 경우 외근을 자주 나가며 고객사와 자주 만나는 듯하지만 고객사가 외국에 있는 해외영업의 특성상 화상미팅이 잦다.


미팅은 보통 두 가지 성격을 가진다.


1.   제품 선정을 위한 쇼룸 투어
2.   프로젝트 논의를 위한 미팅


회사 쇼룸을 새롭게 단장하고 쇼룸에 비치된 제품을 보여주는 방식의 미팅을 꽤나 자주 했다. 신규 고객사 발굴이 나의 주 업무인데, 이 경우 고객사들이 브랜드를 론칭하는 경우가 많아서 패키지에 대해 A-Z를 안내하며 시작한다.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유형의 샘플, 비슷한 샘플 등을 보여주며 제품 선정을 돕는다. 사소하다고 생각했는데 내 손으로 직접 쥔 모습을 보여주며 사용성을 보이는 것이 고객사에 큰 도움이 된다. 이후 선정된 샘플과 단가를 발송하고, 실제로 제품을 받아본 후 여러 요소가 통과되면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좀 더 구체적인 사양 논의를 위해서 2번 성격의 미팅을 한다. 고객사가 원하는 후가공 관련하여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MOQ (최소 주문 수량), 배송 조건 등 전반적인 이야기를 한다. 때로는 고객사 전용 몰드 제작 관련하여 심도 깊은 얘기를 하기도 하고, 컴플레인을 받기도 한다. 어떠한 내용이 나오든 프로페셔널하게 대응하고 싶어서 나는 미리 준비를 하는 편이다.


쇼룸 투어 전에도 관심 제품을 미리 문의해 소개 장표, 샘플, 다양한 후가공이 적용된 샘플 등을 준비한다. 프로젝트 논의를 위해서도 미리 관련 사항을 파악해 둔다. 당연한 것이지만 섬세하게 사전 준비를 할수록 고객사의 마음을 움직일 확률이 높다.


나는 운 좋게도 고객사가 회사에 방문해 대면미팅을 여러 번 했다.

대표님마저 알고 있는 “까다롭다는” 고객사와 대면 미팅이 있었다. 당시에는 내가 러시아 지역 담당이 아니었는데 급하게 투입되었다. 입사 후 첫 대면 미팅이라 더 신경 써 준비했다. 30종이 넘는 제품을 용량 별로 수배해 보기 편하도록 라벨링 했고, 제품 사진과 소개를 담은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다. 샘플들을 가져가고 싶다고 해 미리 5개씩 준비해 패킹까지 해 두었다.


드디어 고객사가 방문했다. Ceo는 영어에 능숙하지 않아 통역사가 함께 왔다. 통상적으로 회사소개를 먼저 하지만, 영어가 불편한 상황 및 다소 급한 성격이 느껴져서 회사 소개를 3분의 짧은 영상으로 대체했다. 말로 소개하는 것보다 실제 작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시각으로 확인할 수 있어 더 효과적이었다. 고객사의 박수를 받으며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테이블에 깔아 둔 샘플을 맘에 드는 순으로 집으면 나는 눈치껏 관련 페이지로 넘어갔고, 제품 이야기를 바로 시작했다.

스킨케어 전 라인을 새로 론칭 또는 리뉴얼할 계획으로 준비된 제품 이외의 모든 제품을 소개했다. 당시에는 입사 초반이라 모든 제품을 다 숙지하지 못했는데 팀장님께서도 도와주셔서 무사히 잘 마쳤다. 이후에 정성 들여 팔로업을 했고(이전 글에 수출용 박스 6개 분량의 바로 그 고객사이다.) 러시아 시장에 직접영업으로 첫 수주를 따냈다. 첫 프로젝트 치고 매출액도 높아서 굉장히 뿌듯했다. 이후로도 프로젝트가 추가로 접수되었다.


이후 러시아 지역을 담당하게 되면서 고객사의 방문으로 쇼룸투어 및 프로젝트 논의를 위한 회의를 3번이나 진행했다. 이 경우 프로젝트가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해외 영업을 지원하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고객사 미팅을 해봤기 때문에 통역사의 꿈을 이룬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화상이든 대면이든 고객사와의 합이 중요하다. 대면미팅과 다수의 화상 미팅을 통해서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는 만고의 진리를 다시금 되새겼다.

매거진의 이전글 좌충우돌 해외영업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