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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전을 도전하자 Jan 20. 2023

삶을 제작하다

감독 : 나


영화를 제작할 때 영화는 아직 없는 상태다.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들은 영화를 발굴하거나 발견하지 않는다. 만들려는 영화는 어딘가에 묻혀 있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다 만들 때까지 영화는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영화 제작이란 하나하나 결정해 나가면서 영화를 창조하는 과정이다.

- <창의성을 지휘하라> 中-


 책을 읽는 도중 이 한 단락이 나의 눈에 띄었다. 뭔가 무모 건조한 글 중에서 반짝 빛나는 글과 같았다. 나는 독서를 할 때 내 삶에 적용시킬 수 있는 것 하나만 건져도 매우 성공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늘 내 삶에 적용시킬 수 있는 반짝거리는 문장들을 찾느라 바쁜 듯하다. 


왜 유독 반짝거렸을까?


영화라는 단어가 아니라 으로 바꾸어도 손색이 없는 좋은 단락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삶을 제작할 때 삶은 아직 없는 상태다. 삶을 제작하는 사람들은 삶을 발굴하거나 발견하지 않는다. 만들려는 삶은 어딘가에 묻혀 있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다 만들 때까지 삶은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삶 제작이란 하나하나 결정해 나가면서 삶을 창조하는 과정이다.


 내가 그동안 애타게 찾고 있었던 말이 아니었나 싶다. 알고는 있지만 머릿속에서 꺼낼 수 없는 문장을 이 책을 통해 꺼낼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삶은 어딘가에서 툭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가 나의 삶을 갑자기 바꾸어 주길 바라며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로또가 당첨되어 내 삶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꿈을 꾸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가 원하는 삶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진정한 삶, 즉 내가 원하는 삶은 내가 감독이 되어 직접 제작해야 한다. 취미, 개성, 환경, 인간관계 등 내 스스로가 직접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사람들은 다 안다. 알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알아서 올 거라고 믿고 있는 것 같다. 내가 그러기 때문이다.


 삶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한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의 말은 괜히 유명한 말 중 하나가 아니다. 나 자신을 먼저 알아야 내 삶을 개척하고, 제작할 수 있다. 감독이라는 사람이 주인공의 성격, 취미, 개성 등을 모르고 어떻게 영화를 제작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를 실현시키기 어렵다는 것을 안다. 내 삶을 감독 시점이라는 3인칭으로 바라본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노력을 해야 한다. 주인공을 알아가는 노력을 말이다. 내가 원하는 영화라는 삶을 어떤 스토리로 이끌고 싶은지 정했다면 주인공은 그것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정해야 한다.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부귀를 누리는 삶을 살고 싶다면 불확실성의 도전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다가가며 시련은 성장의 발판이라고 여기는 주인공이어야 할 것이다. 만약 그게 힘들 것 같다면 원하는 미래 즉, 스토리를 바꾸어야 한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안정적인 환경을 추구한다. 변화는 극히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동물 중 하나이다. 하지만 오해하는 것이 안정적인 사람들은 다 현실적인 사람들 즉 MBTI의 S가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잘못되었다. 안정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오히려 S과 N이 반반인 즉,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균형을 잡으려면 두 발을 문의 양쪽 편에 딛고 서야 한다. 한 발은 우리가 잘 알고 확신하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과 가정들이 있는 세계에 놓고, 한 발은 알지 못하고 앞이 안 보이고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세계에 놓아야 한다. <창의력을 지휘하라> 中

 책에서 설명하는 문 한 편은 현실적인 그리고 다른 한 편은 이상적인 것을 말하고 있다. 직관적으로 이상적이라는 말은 표현하지 않고'불확실성'이라고 표현을 하고 있긴 한다. 우리는 이상적인 한 편을 무서워하지 말고 내딜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모든 인간이 유전적으로 보이지 않는 불확실성에 대한 도전을 나서기 싫어한다. 하지만 그것을 해낸다면 대부분의 사람이 아닌 것이다. 책에서 말하는 '균형'은 정적인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찾아나가야 하는 역동적인 활동이라고 시사한다. 인생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가만히 있는 것이 답이 아니다. 안정적인 삶을 제작하기 위함이라면 현실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균형적인 삶을 위한 도전을 해야 할 것이다. 



 인간은 도전을 두려워하고, 새로운 환경을 싫어한다. 그렇다고 MBTI의 S인 사람들이 문제라는 것이 아니다. 극 현실주의, 이상주의 유형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 삶에서는 '중용'이 참 중요하다. '중용'이란 중은 공간적으로 양쪽 끝 어느 곳에도 편향하지 않는 것/ 용은 시간적으로 언제나 변하지도 바뀌지도 않는 것을 의미한다. -네이버 사전-

  즉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한데 만약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극 이상적인 사람이라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늘 이상적인 미래만 바라보다 우울감에 빠지고, 자책하며 어두운 나날을 보내기 쉬울 것이다. 현실적인 사람들을 비판하며 극 이상을 바라보며 허공의 발길질을 할 뿐이다. 그렇기에 이상적인 것들을 보되, 현실적인 것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유현준 교수님' 영상 중에 꿈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은 사람의 사례가 떠오른다. 유명한 음대 교수에게 한 학생이 "음악을 하고 싶은데 돈이 걱정이 된다."라고 말했었다. 이때 음대 교수님은 그럴 거면 음악을 하지 말라고 말을 했다. 이에 '유현준 교수님'은 현실적인 고민을 하는 학생이 극히 정상적인 것이다는 뉘앙스로 말을 하셨다. 꿈을 이루기 위한 마음이 정말 중요하다는 음대 교수의 말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생계를 위한 돈을 걱정하는 것은 음악을 덜 사랑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현실적인 시각도 함께 보고 있는 의미이다. 아무리 음악을 사랑한다고 해도 굶어 죽는다면 이게 무슨 소용인가. '유현준 교수님'이 시사하는 바는 이 점이다. 


 우리는 삶을 각자만의 방식과 스타일대로 제작하고 있다. 혹은 제작을 끝냈거나 잠시 멈추었을지도 모른다. 허나 삶이라는 영화 본질의 막을 내리는 것은 죽음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삶은 늘 바뀐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스토리 그리고 주인공의 성격, 개성 등 정말 다양한 요소들이 바뀐다. 예측이 불가능한 영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열심히 제작할 필요가 있을까? 나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내 인생의 영화는 1부작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적 자유를 꿈꾸던 야망과 열정이 넘치는 주인공은 23살에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2부작으로 새로운 영화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 삶이라는 것이 변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매 부작마다 최선을 다해 자신만의 삶을 제작해 나가면 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중용'의 자세를 지키며.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음향 감독, 스토리 작가, 배우, 성우 등이 존재하는 것처럼 내 삶을 제작하는 데에 있어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영향을 미친다. 내 인생의 엔딩 크레딧에 어떤 사람들을 나열하고 싶은지는 당신이 결정하면 된다. 허나 보통 하얀 글씨들로 나열되는 영화와 다르게 삶의 엔딩 크레딧은 사람들의 손길로 이여진 하얀 꽃으로 나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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