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내용을 한 줄로 줄이면 에세이 강사인 아버지가 죽음을 앞두고 어릴 적 버리고 떠난 딸을 만나 그의 에세이 과제를 도와준다. 라고 심플하게 말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한데 에세이를 주제로 다룬 문학적인 대사들도 그리고 에세이 강의로 시작해서 강의로 끝나는 영화의 구조도 그리고 몇 안 되는 등장인물들 한 명 한 명의 역할과 가치 그리고 상징들...... 굳이 레터박스 사이즈의 스케일을 브라운관처럼 정사각형? 앵글 안에 가둔 시각적인 효과 그리고 연극이 원작이기에 가능했을 거라 여겨지는 영화의 완벽한 완결성.........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잊게 만드는 브랜든 프레이저의 연기....... 미라로 전성기를 달리다 부상과 안타까운 경험으로 영화계에서 사라졌던 이 배우의 삶이 묻어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넘어 머나먼 어딘가로 한없이 펼쳐나가는 브랜든 프레이저는 정말 대단합니다. 이미 유수의 영화제어서 모든 주연상을 휩쓴 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목격하니 정말 놀랍고 압도적이었습니다. 오스카 남우주연상도 당연할 테고 아마 올해 남주 후보들은 그냥 수긍하고 양보하는 게 맘 편할 거라 여겨집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은퇴를 번복하고 후보에 올랐다 해도 아마 올해는 어려웠을 거라 여겨집니다.
대런 애러노프스키 최고 작은 개인적으론 레슬러 객관적으론 블랙스완을 언급하는데 더 웨일은 훨씬 더 미니멀하고 정교하게 이전 영화들을 넘어섭니다. 대런 애러노프스키는 아직도 진행형이라는 사실도 놀랍군요.
이게 다 A24탓입니다. ㅜㅜ 뭘 해도 잘하는군요.
EEAAO는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기길 원했지만 더 웨일은 개인 적으로 남들이 많이 안 보고 나만 간직하고 싶은 그런 영화라는 멘트를 남기며 좀 더 구차하고 자질구레한 이야기들은 팟캐스트 본 편에서 다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