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행복한 공터
* 어린 시절 공터
읍소재지가 있는 해안가 마을에 살던 나의 어린 시절.
각 집마다 밤 9시 뉴스가 시작되면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나오라는 신호나 노래 없이도 공터에 아이들이 모였다.
2차 신작로가 얼마 전 개통했어도 밤에는 차가 한대도 다니지 않으니
전봇대에 매달린 조명빛 하나에 10년 차 나는 연배들이 모여 뛰어놀았다.
다음 날 학교를 가야 하는데도 말이다.
1979년 10.26. 박대통령 시해 뉴스로 TV가 온통 도배가 되던 날,
오제의 죽음 음악이 종일 들려오는 그날에도 아이들의 밤은 행복했다.
* 낮에 놀면 무슨 재미?
환한 대낮의 놀이와 달리 어두운 밤에 희미한 조명 아래에서의 놀이는 상상과 스릴이 존재했다.
숨바꼭질, 술래잡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때때론 되지도 않는 얘기로 연극 놀이도.
거기다 가끔 담벼락 넘어 사시는 할머니가 세숫대야 한가득
물을 뿌리시면 그 또한 짜릿한 도파민을 분출했으니...ㅎㅎ
그때 따스했던 추억은 지금도 날 지탱 해주는 힘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공터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다.
밤마다 모여서 뛰어노는 추억을
눈이 소복이 쌓인 밤에도 따스한 행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