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돌아가는 세태를 보면 생각나는 단어이다. 물가는 치솟고 집값은 하늘을 뚫을 기세이다. 바벨탑은 무너지기라도 했지 부동산 가격은 무너지기는커녕 높아질수록 견고해지는 모순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 부동산뿐만이랴 직접 말하기조차 껄끄러운 사회적인 문제들도 우리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든다. 말 그대로 우리는 아사리판에 있다.
사람이 절망을 느끼는 순간이 언제일까. 현재의 상황이 더 나아질 가능성이 0에 수렴할 때라고 무명의 누군가는 말했다. 나는 아직 어리기에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작금의 대한민국은 무명의 현자가 말한 상황으로 끊임없이 수렴하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나는 낙천적인 인간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진흙탕에서 연꽃을 피워내는 꿈을 가진 미물이다. 나는 나 자신의 그릇의 크기를 알고 있다. 하지만 분수에 맞지 않는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이루고자 악으로 살아왔다. 그래서 나는 나름대로 괴상한 자부심이 생겼다. 불가능하다며 도전을 회피하고 도전을 비웃는 자들보다는 내가 백번 천 번 더 나은 삶이라는 자부심 말이다.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왜 하냐고? 요즘 사회를 보면 나의 방식이 맞는가 하는 회의감이 들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나는 0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말이다.
참으로 얄궂게도 0으로 한없이 수렴할 뿐 절대로 0이 되지는 않는다. 입으로는 단말마를 내뱉지만 가슴속 한편에는 혹시 하는 마음이 아직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구구절절 말이 많아지는 것이다.
늘 그렇듯 나의 생각에는 결론이 없다. 애초에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논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사리판을 보고 뭐라고 하는가. 맞다, '답이 없다'라고 한다. 그렇다. 답이 없다. 무얼 해도 답이 없다. 답이 없다는 것은 말 그대로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에 결론도 없다. 답이 없으니 내 마음대로 살아보자. 참으로 뜬금없는 얘기지만 내 나름의 결론이다. 새벽에 잠들기 전 갑자기 많아진 생각에 두서없이 쓴 글이 오죽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