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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라킴 May 03. 2023

아이가 아프다

이놈의 바이러스!!

2023년 봄.

나는 이를 이렇게 기억할 것이다.

개고생의 봄, 내 인생의 잔인하고 혹독한 봄.


한달 내내 아이가 아프다.

지긋지긋한 감기 & 각종 바이러스.

심지어 떨어지지도 않아….

이제 나았다 싶으면 또 다른 바이러스….

절망적이다.


거리두기 제한 해제 탓인지 아님 지구온난화 탓인지

3년동안 돌지 않았던 각종 바이러스가 돈다고 하질 않나 거기에 각종 알레르기 물질도 추가되고.


거기다 황사…나는 왜 미세먼지 체크를 하나 싶었는데 황사 심한날 모르고 잠시 아이를 데리고 벚꽃을 구경했는데.

그때부터 목이 심하게 부었고 다음날 열이 났다. 그렇게 열감기로 일주일을 앓았다. 이젠 이렇게 공기도 조심해야하고ㅠㅠ


두 돌이 가까워진 아이는 참지 않는다.

아마 세돌 네돌은 더 하겠지….

돌 이전에는 조금이라도 열이 나면 색색 거리며 조용히 아파하는 아이 모습이 너무 안쓰럽고 불쌍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밤새 고열과 기침으로 잠을 못 이루는 아이를 보면 너무 불쌍해 대신 아파주고 싶다.


하지만 두돌 아기는 짜증이 엄청 심하다.


옆에서 아이의 짜증과 오열과 징징거림을 온전히 받아내고 옷에는 콧물과 침범벅을 뒤집어쓰고

잠도 아이 옆에서 새우잠을 자다보면.

이걸 한달 하다보면.


아이가 참 안쓰럽기도 한데 정말 나도 힘들다ㅠㅠ울고싶다ㅠㅠㅠ도망가고싶다ㅠㅠ이런 생각이 절로 든다.


남편은 출근해야하니까 주말말고는 딱히 도와주질 못하고…부모님들은 또 걸리면 안되니까

결국 이 모든 건 또 내가 해야하고.

그러다보니 나도 아기에게 옮아서 개고생을 하였다.


39도 40도 넘나드는 고열은 정말 무섭다.

특히 밤이 되면 더 오른다.

아이를 재우고 알람을 맞추고 옆에서 꾸무럭 졸다가 일어나서 체온을 재고 교차로 해열제를 주고.

보통 이런 고열이 하루나 이틀이면 끝이 났는데 이번 감기들은 다들 독해서 3-4일 길면 5일까지도 가니까 옆에서 지켜보는 엄마의 심정은 타들어간다.


요즘은 소아병동도 없고 응급실가도 조치도 안해준다하니 아이가 정말 축 쳐지지 않는 한 집에서 무조건 해결을 봐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더 조급하고 힘들다.


언제는 너무 졸려서 진동 알람을 못 듣고 자버렸는데 정말 미친 사람처럼 일어났다. 다행히 더높은 온도로 오르진 않았지만….너무 무서운 순간이었다.


밤새 하는 기침은 더 과롭다.

애가 잠도 못자고 기침을 하는데 그러다보니 잠도 제대로 못자고….일어나서 잠결에 짜증을 내고 목이 아프다고 막 울어댄다. 그러면 조금이나마 나아질까 물을 주는데 그럼 오줌이 가득 차서 잘 샌다. 새벽에 조심조심 기저귀를 갈아주고. 또 물먹이고ㅠㅠ이불에 새면 후닥닥 새 요를 가져와 갈고 옷 갈아 입히고ㅠㅠ


다시 물을 가지러 방을 비우면 엄마가 없다고 남들 다 자는 새벽에 온갖 짜증을 내니까 진짜 엄청 빨리 갔다와야해ㅠㅠㅜ이건 신생아 새벽수유보다 더 힘들다ㅠ


밥은 또 얼마나 안 먹는지.

뭐라도 먹으라고. 단거 짠거 들어간 금기음식들을 해제했지만 절대 먹지 않는다. 한번 먹으면 뱉어버리고 아님 도망간다. 안그래도 저체중 아기인데 살이 쭉쭉 빠진게 눈에 보이니 마음이 더 쓰인다.


진짜 근 한달만에 겨우겨우 어린이집 출근을 했는데

이틀 갔나? 어린이 날을 앞둔 지금

열이 난다고 또 전화가 왔다.


뭐야 다 나은거 아니었어?!!

어디 가지도 않고 집에만 짱박혀서 있었는데

어디서 걸린건가ㅠㅠㅠㅠㅠ

진짜ㅜ너무너무 스트레스 받는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복기해봐야 무슨 소용인가


어제도 잠을 한숨 못 잤다.

늪이다.

빠져나가려고해도 계속 푹푹 빠지는 느낌.

끝이 안 보이는 터널.

이놈의 바이러스는 대체 언제 없어지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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