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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짬뽕 Jun 26. 2022

30살까지 무조건 갖춰야 할 2가지 능력





 나는 가끔 별 이유없이 내 서른을 상상해보곤 한다. 중고등학생때도 같은 짓을 했었다. '내 20살은 어떨까?' 라는 생각에 종종 잠겼다. 스물이면 국가가 공인한 성인이니, 당시에는 내게 주어질 자유와 해방감만 떠올렸고 그것에 따르는 책임감은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렇게 닥친 20살은 내 상상과 많이 달랐다. 중고등학교만 벗어나면 해결될거라고 생각했던 고민 중 몇몇은 여전히 남아있었고, 몇몇은 사라졌지만 또 다른 고민들로 채워졌다.


 그래서일까. 20대 중반에 들어선 지금, 다가올 서른의 환상보다는 사회에서 30살 여자가 갖춰야 할 현실적인 부분에 더욱 집중해서 상상력을 발휘해본다. 어렸을적처럼 '그때가 되면 이 고민은 해결될거야' , '그때가 되면 이 문제는 말끔히 해결됐겠지?'라는 환상은 접어뒀다. 냉정하지만 오히려 이성적으로 변했달까.


  그렇다면 20대 중반이 생각하는 30살이 갖춰야 할 필수 스킬 2가지는 무엇일까. 나름 세상의 참맛을 못 본 25살의 관점일 뿐이니 이 글을 읽는 진짜 30대가 있다면 20대의 자신에게 조언을 해준다는 마음으로 추가적인 의견을 주어도 좋을 것 같다.   





1. 제대로 할 줄 아는 운전


  첫번째는 운전이다. 단순히 운전이 아니라 '제대로 하는 운전'이다. 제대로 운전을 한다는 것은 새로운 세상의 지평이 열린다는 말과 같다. 운전 하나에 뭐 그리 큰 의미를 부여하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치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운전을 할 줄 안다는 것은 한 개인의 활동영역이 무한히 늘어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뚜벅이로 가기엔 애매해서 포기했던 국내외 여행지들, 그 지역에 가야만 알 수 있는 것들, 낯선 지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감각. 이 모든 것을 더이상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활동영역이 확장될수록 개인의 세계 또한 확장된다. 전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이고, 이전에는 들리지 않았던 것들이 들리기 시작한다




 또한 운전을 할 줄 몰랐던 시절과 달리 자신의 활동 영역을 남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택시기사님,버스기사님,그 밖의 다른 운전자 등) 어떻게 보면 운전을 할 줄 안다는 것은 독립의 일종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삶에 대한 경험치 증가와 독립.
이 모든 것을 안겨다주는 운전은
성숙한 어른으로서
갖춰야 할 필수적인 스킬 중 하나다.



  또한  제대로 운전을 할 줄 안다는 것은 바꿔말하면 사람을 존중하는 법을 배워간다는 뜻이다. 카시트에 앉아있던 아이 시절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쉽다. 카시트에 앉아있던 나는 그저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 운전자를 신경 쓸 이유가 없었고 도로 위에 일어나는 일들에 무관심했다.




 하지만 운전면허를 따고 운전을 알게되면서 운전자, 동승자의 입장이 된 지금은 다르다. 조수석에 탔을 때 어떤 행동이 무례한 줄 알게됐고, 다른 사람의 소유물을 소중하게 여기는 법을 알게됐다. 장거리 운전시에는 동승자로서 운전자를 위해 할 수 있는 배려를 고민하게 된 것이다. 음주운전, 칼치기, 과속, 험악한 운전 등 도로 위에서 용납되지 못할 행동을 거리낌없이 하는 사람들을 볼때면 그들이 타인에 대한 존중이 얼마나 없는 사람인지 분간할 수 있는 능력까지 새삼 갖추게 됐다.


 이렇게 우리는 '제대로 하는 운전'을 통해 타인을 배려하는 법을 배우고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체화한다. 그래서 '제대로 하는 운전'이 성숙한 서른이 갖춰야 할 필수 역량 중 하나인 것이다.    




2

남을 가르칠  있을 

수준의 취미생활


 누군가는 피곤하게 사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사회생활, 직장생활도 힘든데 취미까지 죽어라 해야되나?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취미를 일정 수준 이상 배운다는 것은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우선은 직업 외에 또 다른 자아로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다. 코로나 19로 고용불안, 불안전한 경제상황을 여실히 느껴본 mz세대는 더이상 평생직장, 한 개의 직업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한다. 팬데믹 기간동안 경험이 자산이 되고 취미가 또 다른 직업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직간접적으로 목도했기 때문이다.


 

 재미삼아 배우는 취미일지라도 설렁설렁 느슨하게 배운 취미는 사실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몰입해서 제대로 배운 경험. 임계점을 넘어본 경험만이 사람을 성장시킨다. 이 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내 취미를 가르쳐 줄 수 있을 경지에 도달할 수 있게되고 그렇게 재미삼아 시작했던 취미가 나의 또 다른 무기가 된다.



직업 외에
내가 가진 또 다른 능력으로
소득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은
실로 어마한 치트키인 것이다.



  '이 길 밖에 없어서' 절박한 마음으로 하는 회사생활과 '꼭 이 길이 아니어도 먹고 살 길이 있다'라는 마음가짐으로 다니는 회사는 정신적인 여유와 신체적 부담에서 차이가 벌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취미생활로 임계점을 넘겨본 경험은 성숙한 어른이 되기위해 갖춰야 할 자질. '한가지를 진득하게 해보는 것' 자체에 대한 배움이기도 하다. 일이든 취미든 이것저것 간만 보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보통 이런 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빠른 흥미를 느끼지만 그 흥분감이 식는 속도가 빠른 편이라 다른 모든 일에 있어서도 간만 보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다(내가 그렇다^^).


  아무리 재미로 시작한 취미일지라도 한계를 마주하는 순간은 온다. 잘하다가 이 동작에서 막힌다던가, 마지막 마무리가 어설프다던가, 디테일을 못살리겠다던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자연스레 여러 한계에 부딪힌다. 이때 포기하고 또 다른 취미를 찾아나서느냐 아니면 부족한 점을 계속 보완해 나가서 그 취미를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드냐는 인생을 대하는 태도까지 바꿀 수 있다. 거듭되는 실수, 실패, 좌절감, 무력감을 맛보고도 포기하지 않고 우직하게 내 것으로 만들어본 사람은 인생에 어떤 난관을 만나도 같은 태도로 임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한 서른은 이직,건강,제태크,연애,결혼,가족,친구,인간관계..등 삶의 전반적인 영역에 걸쳐 책임감이 막중해지고 매 순간의 선택에 따라 앞으로의 인생 격차가 확연하게 벌어지는 나이다. 때문에 취미를 단순한 취미로 방치하지 않고 '몰입해서, 끝까지, 제대로 배운' 경험은 앞으로 삶의 태도. 나아가 서른 이후의 삶까지 좌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오늘도 나의 서른은 어떨까 막연하게 상상해본다.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꾸다가 문득 이걸 이룰 수 있을까 겁이 나는 순간이 오기도 하고, 깨져도 조각이 큰 꿈을 계속해서 꾸고 싶다는 욕심도 있다.


 서른 쯤 내 인생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서른의 내가 책임져야 할 것들은 무엇이며 반대로 놓아주고 흘려보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서른이 된 내가 이 글을 다시 들춰볼때엔 좀 더 성숙한 어른이 되어있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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