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데리다는 요상한 글을 썼는가?'라는 명쾌한 문제 설정을 바탕으로 데리다 전반,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요상한 데리다의 글이라고 할 수 있는 <우편엽서>를 탐구한 책이다. 아주 짧은 요약: 결국 데리다가 <우편엽서> 같은 글을 쓴 이유는, 형이상학을 비판하는 자신의 글이 ('데리다파'의 연구에 의해) 다시 형이상학으로 귀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이런 결론으로 인한 귀결, 즉 "그러므로 갑작스러울지 모르지만 이 작업은 이제 중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책을 끝맺는 것이 아주 인상적이다...
책 외적으로는 '오타쿠 비평가'로 알려진 아즈마 히로키의 철학적 면모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에서의 데이터베이스 소비 분석, <퀀텀 패밀리즈>의 플롯 등과 이 책에서 제시된 '우편적 탈구축' 간의 어떤 유사성을 생각해보면, 어쩌면 아즈마 히로키는 (데리다파로서) 줄곧 '철학적'이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