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의 렌트비 체감하기
나는 지금 월 2600불의 방3개, 화장실 2개인 아파트의 방 한칸에 살고 있다. 마스터룸에는 룸메 2명이 살고 있고 둘이 나눠 월 1000불을 부담하고 있었고, 내 방은 월 800불이었다. 그리고 얼마 전 나가버린 내 옆방의 방세도 800불이었다. 지금은 옆 방 방세를 낼 사람이 따로 없어 나 혼자서 1600을 부담하고 있다.
좋은게 좋은거니, 혼자서 거의 집을 전세내듯 사용을 하는데 -왜냐하면 마스터룸 친구 2명은 모두 일하는 친구들이라 거의 집에 없다-혼자 이렇게 내고 살다보니 사실 너무나도 편하다. 옆방은 늘상 방음이 안되곤 했는데, 남 눈치 안보고 밤 늦게 샤워도 해도 되고, 음악소리를 아무리 크게 틀어도 마스터룸 친구들이 들을 수 없는 정도로 방의 거리가 꽤나 크다.
자, 그런데 내가 막상 1600을 부담하겠다고 했을 때는, 남가주 기준 좀 살만한 지역 스튜디오의 월세와 비교한 것이었다. 어차피 혼자 살아도 1600불은 족히 든다고 했을 때 그 기준이 되는 내가 알아본 대부분의 집들은 조금 안전하고 좋은 동네의 스튜디오(원룸)가 월 2000불이상이 대다수였다. 또한, 조금 덜 안전하면 월 1700불 이상, 노숙자가 아주아주 많은 한인타운이나 엘에이 다운타운에는 간혹 월 1400-1500불이 있기도 하다.
이게 다가 아니다, 중간값으로 월 1700불을 낸다고 치자. 그럼 아파트에 따라서 인터넷비, 수도세, 전기세, 떄에 따라 주차비 등을 추가로 내야 해서 족히 월 2000불(한화 250만원정도)가 드는 것이다. 한국에서 월 250만원의 월세를 내고 살 수 있는 곳은 잠실에 갤러리아팰리스 정도 되겠다.
여기서 이제 월급이 중요한데, 캘리포니아 남가주 기준 최저 시급은 15.50불이다. 그런데 주변에서 보통 17불 정도는 주기 때문에 이를 계산해 보자. 하루 8시간 풀타임으로 일한다고 가정했을 때 17x8 = 136불/일, 주 5일 일한다고 했을 때 한달 월급은 아무 추가 수당 없이 순수히 2720불이다. 자 여기서 세금을 보통 연방세, 주세 합쳐서 30퍼센트 정도 뗀다고 보면된다. 그럼 총 내 손에 떨어지는 돈은 아주 최저로 잡아서 1904달러다. 여기다 차가 있으면 유지비, 기름값이 추가로 들 것으로 혼자서 산다면 절대로 1500-1600정도의 렌트비를 감당할 수 없다.
반면에, 친구가 사는 워싱턴주 시애틀의 아주 좋은 동네 벨뷰의 스튜디오는 월 900불이다. 심지어 최저시급도 18.69로 캘리포니아보다 높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income tax가 없다. 900불의 스튜디오도 사실 비싸다고 볼 수 있는데, 아마 캘리포니아에 사는 것 보다는 숨통이 트이지 싶다.
이렇게 비교를 하다 보니 캘리포니아에 도대체 있어야 하는 이유가 뭔가 싶어 떠나는 사람들이 코로나 이전부터 많았다고 했다. 치안도 나쁜데다 집값도 높고, 그나마 자랑같던 날씨도 이젠 물음표가 가득하다.
사실 다른 친구들은 월 3000짜리 원베드룸에 들어가서 살겠다고 하는데다, 그들의 시급도 한 60불 정도라 내가 얼마나 많은 돈을 내고 있는지도 몰랐는데, 오늘 쇼핑을 하다 보니 아이맥이 1600불 정도였다. 와 내가 그토록 사고 싶었던 컴퓨터 가격을 내가 이렇게 다달이 낼 줄을 꿈에도 몰랐다. 이 월세를 내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이맥을 두 번이나 세번 정도나 사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월 3000을 내는 친구의 경우는 매 달 아이맥을 두 대 씩 사고 있다는 것이다. 할부도 아닌 현찰로.
주거랑 디지털 제품이랑 비교가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생각을 해보니 내가 이 가격을 일년을 냈다고 생각해봐도 아이맥만 12개가 나한테 들어올 참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캘리포니아의 물가는 정말 사악하기 그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