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설홍 May 03. 2024

조금 더 행복해지는 방법

일전에 만난 친구 중 갈등상황이 놓여있을 때, 그게 맞든 아니든 빨리 털어버리고 다른 주제로 넘어가려는 친구가 있었다. 그 상황에 몰입해서 가급적 있는 힘껏 아파하고 고통스러워 해야 나중에 뒤탈이 없다고 생각했던 나는 그 생각이 다소 신선하게 다가왔다. 


잘 만났던 그 친구와는 헤어지게 되는 순간이 왔고, 그 때 부터였나 나는 마음을 단단하게 기르기 위해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여지껏 누군가를 만나건 뭘 하건 항상 진심이었기 때문에, 함께 많은 것을 나누던 사람과 헤어지거나 틀어지면 그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을 곧잘 받아왔다. 그 무너지는 세상을 거듭해서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아서 늘상 혼쭐이 났었다. 


마음의 근육을 단단하게 키워야 한다고 했던 유수한 강의들을 보면서, 이제는 그 아픔과 고통을 관리하는 것 또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달은지는 얼마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즈음 되니 그 친구가 이전에 했던 말들이 다시 떠올랐다. 


갈등상황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 무조건 적으로 회피하는 것은 나쁘지만, 그 문제를 잘 들여다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얼른 분리 한 뒤에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털어버리는 것은 오히려 내 정신건강에 좋을거란걸. 그리고 참 이상하게도 그 안좋은 기분을 떨치려고 노력을 하면 그래도 떨쳐진다는 점이었다.


지난 근무를 들어가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불안함과 걱정으로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는데, 요가를 하면서 명상을 했더니 기분이 좀 나아졌었다. 매 출근전 차에 앉아서 5분은 무조건 마음을 가다듬으려고 노력을 한다. 일을 하다 기분이 안좋은 일이 생기거나 어쩔 수 없는 오해를 받게 되면, 정면 돌파를 하거나 빨리 인정하고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기로 했다. 계속해서 부정적인 감정에 노출이 되면, 잠깐 쉬는 시간을 가지고 환기를 하고 온다. 부정적인 내 마음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나 자신 뿐이니까. 스스로를 믿고 조금 더 힘을 내어본다. 그러면 정말 신기하게도 그 마음을 제 3자가 되어 바라봐 줄 수 있다. 


근무를 끝내고 나서는 엄청나게 힘들었었다. 몸이 바닥으로 푹 꺼지는 기분이라 며칠간 그렇게 집에 틀어박혀 지냈었다. 계절이 바뀔 때는 늘상 컨디션이 갑자기 떨어지곤 하는데, 어디선가 나는 몸을 움직여야만 하는 운명이라는 소릴 들은 적이 있었다. 죽을 것 같은 몸둥이지만 끌고 등산을 나갔다 왔다. 2시간 정도 되는 등산이었는데, 그 효과가 어마무시 했다. 집에 돌아오니 활력이 생기고 널부러졌던 짐을 정리하고 집안일을 할 힘이 생겼다. 영양제를 주워먹고 잠을 충분히 자고 침대와 한 몸이 되는 것 보다, 나가서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이는게 크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더 깨달았다. 


이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은, 어쩌면 내가 그동안 소홀히 했던 부분이었던 것 같다. 일과 목표에 치중에 무언가를 달성하고자만 했지 스스로에 대한 생각은 많이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늘상 남에게 인정받기를 바라면서 남의 눈치만 보다가 이렇게 스스로에 대한 눈치도 보고 스스로를 챙겨주려고 하니 자존감은 더불어 올라가는 듯 했다. 주 3일 일하고 주 4일 쉬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니 이렇게 글을 쓸 여유도 있고 하지. 


만사가 힘들 때는, 조금 더 몸을 움직여 보기로 했다.

부정적인 생각이 밀려오거나 마음이 힘들 때에는 그래도 몸을 조금 더 움직여 보기로 했다. 

그러다 기운이 나면 나를 위해 요리도 한 번 해 주기로 했다. 

그러다 또 힘이 생기면 다른 사람들도 좀 챙겨봐 줄 수 있지 않나 싶다. 


내가 먼저 조금 더 행복해야 남들도 같이 행복할 수 있음을 새삼 깨닫는 중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 렌트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