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관식이가 내게 준 것

관식이와 광식이

by 식이타임
“여보, 진짜 빨리 봐야 한다니까”


아내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를 보면 내게 “어서 봐야 해”라며 말하곤 한다. 이번엔 화제의 드리마 ‘폭싹, 속았수다.’였다. ‘엥? 그게 무슨 뜻이야?‘ 싶은 마음에 뜻을 찾아보니 ‘정말 수고했다.’는 뜻의 제주도 방언이었다.


몇 편의 에피소드를 보며 눈물을 참 많이 흘렸다. 두 남녀의 불꽃 튀는 사랑부터 부부가 되고 부모가 되는. 소중한 사람을 잃고 죽음을 맞이하는.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생로병사의 인생을 보면서 말이다.


남편이기도 하고 아빠이기도 한 나는 ‘관식‘이라는 캐릭터에 눈이 많이 갔다. 정말 이런 사람이 있을까? 사람 참 성실하고 진국이다. 열심히 살아가는 관식이가, 가족을 소중히 생각하는 관식이가 늘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바라봤다.


아내는 말했다. “자꾸, 관식이 관식이 하니까. 광식이가 생각났다고.” 그렇다. 내 이름은 ‘광식’이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아내는 광식이도 관식이 같다고 말한다. ’ 관식‘이에 한 참 못 미치는 ’ 광식‘이지만 아내의 칭찬을 들으니 입꼬리가 올라갔다.


결혼과 육아, 순식간에 바뀌는 환경을 경험하며 참 눈물을 많이 흘렸다. 아내가 미웠던 날도 있었고, 아들이 원망스러웠던 날도 있었다. 미우나 고우나 “내 남편이 최고”라고 말해주는 아내에게, ‘학! 식‘이가 아니라 ’관식’이 같다고 해준 아내에게 감사하며 오늘도 집안일을 시작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