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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랑 Jun 24. 2024

'구라'와 '거짓말'의, 어감과 문법

- 이 글 또한 구라일지도...

"오토방 샀다매요? 구경 좀 시켜 주쇼."

"기말보고서 채점하느라 이번 주는 정신이 없다."

"구라 때리지 말고 빨리 오쇼."


'구라'는 '치'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때리'기도 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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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글>

생각해 보니 '구라'는 '거짓말'보다 강한 어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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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가 단순히 일본어이기 때문에 강한 어감을 주는 것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해다가 '구라'와 통합하는 표현들과의 관련성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짓말'에 생명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술어는 '하다, 치다' 정도인 것 같다. 아직까지 '거짓말 때린다, 거짓말 날린다' 등과 같은 표현을 듣거나 써 본적이 없는 것 같다. '거짓말'이 서식 가능한 술어 환경은 두 가지 정도다.


'구라'는 보다 다양한 환경에 적응했다. '구라'는 '치다, 까다, 때리다, 날리다'와 함께 사용되는 일이 많다. '하다' 대신 구어에서 주로 사용되는 동사들과 어울려 논다.


'구라'는 구어 환경에, 친밀한 관계에서 쓰이는 속어에, 일상어에 적응하여 번식하는 반면, '거짓말'은 문어 환경이나 일부 구어 환경에 적응하면서 명을 유지하고 있다고나 할까?


생각해 보면 비단 '구라'의 경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 '하다'같은 친구 대신 '까다, 치다, 날리다, 때리다' 등과 같은 친구와 가까이하면 좋지 않다. 속돼진다(속되+어지?). 급이 떨어진다. '구라'가 '거짓말'보다 강해 보이는 건 그만큼 급이 떨어지기 때문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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