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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B Jan 06. 2023

나만 잘하면 된다 - 1월의 결심 : 대충 하자

1월 첫째 주의 '나' 관찰기

새해의 묘미는 작심삼일을 무한히 반복하는 나 자신을 관찰하는 데 있다. 하루하루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위대한 의지는 하루 안에, 아니면 반나절 안에 사라진다. 그동안 시간별 다이어리를 써본 바로는 12시 이전 아침 시간이 그나마 하루의 계획을 성실하게 실천하게 되는 변화의 시간인 것 같다. 여전히 과제를 끝내지 못하고 불안감에 슬슬 미루는 버릇은 여전하다. 미루지 않기 위한 방법론과 아이디어를 찾는 데는 빠르지만 실제 해야 할 일을 처리하는 심리적 부담감을 이기는 데에는 미숙하다.


1월 첫째 주 '나' 관찰기

1. 아직도 미루고 있다.


어떤 이가 미루는 버릇을 버리려면 "대충, 빨리, 잘"의 순서로 일을 해보라고 했다. 올해는 목표도 낮추고 욕심도 버리고 글을 쓰는 행위 자체를 즐기면서 대충 쓰려고 한다. 대신에 초반에 적게 쓴 에너지는 마지막에 퇴고 단계에 집중하도록 하겠다. 나의 글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대로 일단 생산해보기로 한다.


2. 남의 일보다 나의 일에 소홀하다


그리고 나의 우스운 점은 남에게는 책임감 있게 행동하면서 나의 일은 무책임하게 방치한다는 점이다. 유학생으로서 3년간의 생활 동안 야금야금 올라간 프랑스어 실력으로 몇 개의 프랑스어 과외를 진행하게 되었다. 그분들에게 보내는 수업 내용은 정말 알차게 정성스럽게, 집중하면서 만들면서 왜 나의 일에는 이렇게 소홀했는지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내가 이미 통달한, 마스터해서 상대적으로 쉬워진 부분의 처리 속도는 빠르고 마음의 부담도 없어서 쉬운 부분에는 집중을 잘하는 것 같다. 어려운 문제를 직면하고 불편함을 이겨내는 것이 실력을 향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본질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아는 데도 나 스스로가 실천을 못하고 있다. 올해는 내가 나를 가르친다고 생각하면서 내 일을 잘 해내야겠다.


3. 역시 남들처럼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혼자 내 시간을 가지지 않으면 절대 체력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에너지를 충전하지 못하는 타입이다. 해야 할 일이 많은 경우 사람들을 만날 마음의 여유도 정신적 에너지도 부족하여 혼자 있는 시간을 늘려서 충전하려고 했다. 하지만 나 역시도 다소의 사회적 정서관계가 목말랐던 것 같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친교의 시간이 없어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올해는 사람들을 만나는 자연스러운 시간을 피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다. 함께하는 즐거움을 있는 그대로 누려야겠다. 1년 넘게 못 보았던 가족들과 친구들을 보니 심리적으로 매우 안정되고 있다. 불면증이 있었는데 차차 나아지고 있다. 하루에 약속 하나만 있어도 하루종일 충전해야 하지만 약속 2개를 잡아서라도 못 보았던 지인들과 친구들을 만나고 있다. 이것도 매우 즐겁다.


별로 큰 내용은 아니지만 내가 나를 너무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꽤 일관되게 살고 있고 성격도 늘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유학 전과 유학 후의 모습이 다르고 1년 전과 지금의 모습도 계속 달라지고 있다. 나아지는 부분도 있으므로 나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하게 굴지는 않기로 한다. 새해가 눈깜짝새에 6일이나 지나버렸다. 하루라도 목표한 대로 담담하게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짧은 리포트를 써보았다. 다음 주도 계속해서 써볼 텐데 이 기록이 한 해동안 변해가는 내 모습을 알아보기에 유용했으면 좋겠다. 일단 대충이라도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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