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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인 Oct 24. 2023

우리 부부 이대로 괜찮을까?

프롤로그

2021년 3월, <내 남자 찾는 36가지 기술> 이란 책을 출간했다. 책이 세상에 나온 지 1년 반 만에 나는 다른 이유로 다시 모니터 앞에 앉았다. 내 남자를 찾았다고 생각해서 책까지 냈는데 요새는 내 남자가 내 남자 같지 않다.      


그 남자와는 연애 4년 반, 결혼한 지는 5년 차, 도합 9년 넘게 함께 하고 있다. 분명 내 남자와 잘 살고 있다고 말하고 싶은데(?) 마음속 깊이 켕기는 씁쓸함이 있다. 짧지 않았던 연애 기간이라 어느 정도 그 사람에 대해 알고 있다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살을 부대끼고 살아보니 내가 모르는 것들이 더 있었다. 아니 자꾸 생긴다. 당황스럽다.     


사람들이 남편이라는 단어는 남의 편이라서 남편이라고 칭할 때, 내 남자만큼은 절대 그렇지 않은 남자라며 속으로 그 사람들을 안쓰럽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글을 연재함으로써 그런 눈초리를 되돌려 받을 생각하니 마음이 심란해진다.       


5년밖에 살아보지 않았으면서 무슨 할 말이 있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30년 넘게 사시는 우리 부모님이 보신다면 “뭐 그 정도 가지고”라고 하실 것 같다. 하지만 난 30년 같이 살아본 내 남편의 아내가 아니다. 나도 한 남자의 아내가 처음이다. 그동안 쌓여서 묵혀 썩기 직전인 할 말이 너무 많다. 그런데 내 남편도 나에 대해 할 말이 많겠지? 하지만 먼저 폭로하는 게 승자다. 선빵도 먼저 날려야 초반 한 대는 이기면서 시작할 수 있다. 어디 한 번 그 선빵 잘 피해 보시길! (과거에 남편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며 선빵을 날렸었는데.. 이제는 폭로전이라니 서글프다)     


신혼의 달콤함은 끝났고, 서로에 대한 환상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매일매일을 설렘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지만 설렘보다 다툼이 더 많다고 느낄 때는 이대로 살아가도 되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이혼’이라는 단어를 거론하면 안 된다는 거 알면서도 정말 머리끝까지 화가 났을 때는 그 단어가 혀끝까지 차오른다. 그 순간 입만 벌리면 나올 수 있는 말의 심정... 아실만한 분들은 아실 것이다.      


신혼 초반에는 결혼이 연애의 연장선라 느껴져 행복했다. 허나 지금은 그 연장선이 도를 넘어섰다! 지내면 지낼수록 새로운 영역이다. 연애와 결혼, 생각했던 것 그 이상으로 다르고 다르다.

우리... 이대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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