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릴 적 그리운 때를 생각하면 저녁 해 질 녘에 초가집 지붕 위로 피어오르는 밥 짓는 연기가 눈에 선하다
집집마다 인근 산에서 긁어온 마른 솔잎이나 마른 나뭇가지 같은 불이 잘 붙는 것들을 아궁이에 넣고 불을 지펴서 그 온기가 초가집 지붕 위로 피어오르는 것이다
"暮煙(저녁 무렵의 연기) "... 너무나 정겹고 아름다운 단어다
그렇게 정겨운 식당이름만큼 멀리 광양에서 시작된 우리의 만남도 벌써 20년이 넘도록 이렇게 멋질 수 없다
세상사람들은 사회에서 만난 인연은 속마음을 터놓을 수 없는 만남이라고들 말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어쩌면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따뜻한 마음을 잘 알고 또 잘 헤아려서 그 속마음을 터놓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아는 사이가 되었다
멋진 친구들을 차례로 소개하자면....
제일 맏형 격인 최*식 님이다.
20여 년 전에는 제일 먼저 광양을 떠날 것처럼 주위사람들에게는 바람(?)을 잔뜩 불어넣고는 정작 본인이 가장 오래도록 남아서 회사에 충성하고 있는 로열티초이라고 부르고 싶다. 또한 주말부부 생활을 그렇게 오래도록 하고 있지만 아직도 주말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서울로 올라와서 어머님도 보살피고 살뜰히 가정을 챙기는 믿음직한 가장이다. 한결같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멋쟁이다.
다음으로 우리들 말로 잘 나가는 상장사 임원인 이*민 님이다.
우리 모두는 그가 얼마나 노력하는 사람인지 잘 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 생활이 피 말리는 경쟁사회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막연히 부러워할 수 있는 북유럽 스웨덴 생활과 대기업의 직장생활이 다른 직장인들보다 더 처절한 경쟁이었을 거라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잘 안다. 그 많은 난관들을 잘 헤쳐나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요즘 들어서는 배려심도 깊어져서 만날수록 진국이다.
마지막으로, 내 인생에 꽤나 고마운 박*연 님이다.
내가 힘들 때 기꺼이 한쪽 어깨를 내어준 인정이 많은 사람이다. 흔히들 경상도 남자들이 무뚝뚝하다지만 그 속마음은 따뜻하다는 걸 잘 보여주는 사람이다. 그 역시 쉽지 않은 직장생활을 본인을 인정해 주는 상사를 위해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이제는 건강도 돌보면서 살아갈 나이인 것을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 낯설은 멀리 광양에서 시작된 인연으로 아직도 각자 위치에서 어쩌면 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피우기 위해 달리는 멋진 인생들을 응원하고 또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