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조직 내 갈등이 생기는 이유
"우리는 타인은 행동으로 판단하면서 자기 자신은 의도로 판단한다." -에드워드 위글스워스, 멀티플라이어 재인용
갈등이 있는 조직, 갈등이 있는 관계를 인터뷰할 때, 사람들은 본인의 의도를 몰라준다며 섭섭해합니다.
"다 잘 되라고 하는 말인데 마이크로매니징이라니?"
"일을 워낙 잘하니까 더 성장할 수 있는 일을 준 건데, 발끈하더라고요"
"지난번처럼 같이 잘해보자고 제안한 건데 반응이 영 별로더라고요?"
하지만 정작 상대방은 행동으로 모든 걸 판단합니다. 당연하죠. 보이는 건 행동뿐이잖아요.
"간섭이 너무 심해요. 제가 결정할 게 없으니 성장할 수 있을까요?"
"일이 끝나자마자 일을 줘요. 회고할 시간도 없어요."
"작년에 같이 일했는데 칭찬에 인색하더라고요. 같이 일하기 싫어요."
조직에서의 오해와 갈등은 나의 의도와 타인의 행동을 바라보는 간극에서 비롯됩니다. 상대가 나의 의도를 모두 알 것이라는 착각, 나의 행동에 대한 과소평가와 합리화가 조직 내 갈등을 만들고 키우는 겁니다.
간혹 나쁜 의도 나쁜 행동이 갈등을 만들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조직에선 이런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갈등 해결이 더 어렵습니다. 악의와 악행은 밝혀내서 처단하면 그만인데 조직 내 갈등은 저마다의 선의와 선행이 만드는 경우가 많거든요. 여기에 서로 좋은 말만 하는 문화까지 자리 잡고 있다면 환장할 노릇입니다.
결국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모두가 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어디선가 조직개발 전문가가 짠하고 등장해서 우리의 갈등을 해결해 주는 그런 미라클은 없습니다. 제가 드리는 조언은 서두에 적힌 문장과 반대로 생각하고 행동해 보라는 겁니다. 즉, [나를 돌아볼 땐 의도가 아닌 행동을 돌아보고, 타인을 이해할 땐 행동 너머의 선한 의도를 생각해 보는 겁니다.] 내가 먼저 이런 노력을 반복할 때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갈등도 조금씩 완화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소위 사회적 자본인 신뢰가 축적됩니다.
물론 이 방법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시도하다 보면 내가 뭔가 손해 보는 느낌이 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도 해보는 겁니다. 나의 의도를 몰라준다 답답해하고 다른 사람의 행동이 별로라고 욕하는 방식으론 갈등은 절대 해결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갈등의 최대 피해자는 결국 나와 내가 속한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Note: 제가 남기는 글은 기업문화에 대한 생각을 담은 글로 특정 조직이나 회사의 상황을 가정하고 적은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