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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인지저하가 걱정되는 분들을 찾습니다.

by 새벽한시

안녕하세요. 치매 엄마에 대한 글을 올리고 있는 새벽한시입니다.

몇 년 전의 저처럼

부모님의 기억력이 떨어지고, 깜빡깜빡할 때가 많아져서 걱정하시는 자녀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저희 엄마가 그런 증상을 보일 때

저도 많이 걱정하면서 약 드시고, 식사 잘 챙겨드시라고 잔소리를 했지만

한 집에서 같이 살지 않으니 옆에서 챙겨줄 수가 없어 많이 답답했습니다.

막상 같이 산다고 하더라도 직장생활하는 자녀의 입장에서는

종일 옆에 앉아 챙겨주는 것도, 대화를 많이 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테구요.



엄마를 걱정하면서, 또 미래에는 어쩌면 내 일이 될 수도 있기에

많은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림그리기와 같은 미술요법, 노래따라부르는 음악요법, 숫자 계산 등

주간보호센터나 요양기관에서 제공하는 여러 프로그램들이

인지저하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희 엄마처럼 주간보호센터에 적응하지 못하고

요양기관에 다니지 않는 어르신들도 많습니다.

낮에 친구분들과 어울리기도 하지만, 막상 집에 오면 대화할 사람 없이

멍하니 TV만 보다가 홀로 잠이 드는 엄마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나마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출퇴근할 때 혹은 점심시간에라도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어요.

특히 엄마가 예전의 기억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과거의 사건들과 일상적인 내용들을 자꾸 되새겨주는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해주었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고 이야기 나누는 방법을 '회상요법'이라고 하여

뇌손상 환자나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치료방법으로 많이 쓰고 있습니다.



#회상요법이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 기분, 삶의 질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full/10.1111/jpm.12830

#회상요법이 치매환자의 우울감과 삶의 질, 치매 관련 행동장애를 줄인다는 연구 결과

https://www.cambridge.org/core/journals/international-psychogeriatrics/article/systematic-review-and-metaanalysis-on-the-effect-of-reminiscence-therapy-for-people-with-dementia/CBD1904B93AC384FD8A26C5F3CC55751


그러나 사실 저는 그마저도 많이 해주기 힘들었습니다.

바쁘게 출퇴근하고, 업무를 보다보면 전화를 못하고 하루가 지나가기도 했구요, 5분 정도의 짧은 통화 동안에 반복되는 똑같은 질문과 대답이 가끔 지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 치매를 걱정하며 살 수는 없기에,

또 저의 이야기를 들으며 같은 경험으로 힘들어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인지저하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 있는 중입니다.


주간보호센터나 요양보호사 방문을 통해 인지훈련을 하시는 분들은 그대로 쭈욱 하시면 됩니다.

그런 인지훈련에 참여하지 못하는 분들, 또는 일과 중 많은 시간을 홀로 멍하니 보내는 분들을 1차적으로 고려하여 만들었고, 회상요법에 기반한 인지저하 예방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전달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인지기능 평가와 인지저하 예방을 위한 정보 제공, 그리고 회상요법을 이용한 인지 훈련으로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현재 프로그램을 만드는 중이고, 콘텐츠 고도화를 위해 시범적으로 참여해주실 분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치매가 많이 진행된 중기 이상의 분들은 현재로서는 대상자가 아닙니다.

경도인지장애를 진단받았거나 혹은 경도인지장애가 의심되는 분들이 대상입니다. 혹은 인지장애를 진단받지 않았더라도, 예전에 비해 기억력이 떨어졌다거나 인지저하가 걱정되시는 분들도 가능합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제게 메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범적으로 해보는 거라 시간과 인력을 많이 투입할 수 없어서 딱 50분만 대상으로 테스트를 해보려고 합니다.


부모님, 조부모님, 혹은 친지분들의 인지 건강으로 고민하시는 분들의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과 가족분들 모두 늘 건강하시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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