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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대표 Sep 24. 2021

중소의 기적이 반가운 이유

비스트부터 스테이씨까지

KPOP에선 흔히 ‘중소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아이돌이 있다. 2세대 비스트(현 하이라이트), 인피니트, 걸스데이부터 3세대 여자친구, 마마무, 4세대 스테이씨까지! 중소 기획사에서 시작해 대형 기획사 아이돌 못지 않게 성공한 아이돌을 우린 ‘중소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특히, 월드클래스 아이돌 방탄소년단은 중소 기획사였던 빅히트를 상장사까지 올린 중소의 기적이자 혁명적인 존재로 평가받는다. ‘중소의 기적’은 KPOP에서 대단히 중요한 현상 중 하나이다. 오늘은 ‘중소의 기적’이 바꾼 KPOP 산업을 3가지 측면으로 알아본다.


1. 팽팽한 긴장감과 화려한 희망

중소 기획사의 성공은 대형 기획사들에겐 긴장감을, 중소 기획사에겐 희망을 안겨준다. 특히, 비스트의 성공은 KPOP 역사에서 굉장히 기념비적인 순간으로 꼽힌다. 비스트의 성공은 다른 중소 기획사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희망을 안겨주었다. 비스트 이후 블락비, 틴탑, 인피니트 같은 남돌부터, 씨스타, 걸스데이, 에이핑크까지 히트를 치며 중소 기획사도 대형 기획사 못지 않게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었다. 대형 기획사 또한 중소 기획사의 성공에 자극을 받아 기존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들의 강점을 개발하기 시작한다. SM의 SMP를 기반으로 한 세계관, JYP의 본부제 시스템, YG의 프로듀싱력 등 지금까지도 대형 기획사에서 자랑하는 시스템들이 이 시기 중소 기획사들과의 경쟁을 통해 형성되었다.

비스트(현 하이라이트)의 성공은 KPOP 확장의 신호탄이었다

고인 물은 반드시 썩기 마련이다. 2000년대 중후반 까지만 하더라도 SM, JYP, YG, DSP 등 전통의 대형 기획사들을 제외하곤 새로운 아이돌은 성공하기 힘들던 시기였다. 만약 그 상황이 지속됐다면, 대형 기획사들도 새로운 도전을 멈췄을 것이고 지금과 같은 KPOP 부흥의 시기도 없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대형과 중소 기획사 모두 경쟁을 거쳤던 시기야말로, 지금의 KPOP을 만든 훌륭한 도약의 시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2. 작은 파이에서 큰 파이로

중소 기획사의 성공은 KPOP 업계의 파이를 더 크게 만들어줬다. 스타쉽, 울림, 큐브, RBW, KQ 등의 중소 기획사들이 성장하며, 더 많은 연습생을 트레이닝하고 더 많은 아이돌을 데뷔시키고 있다. 데뷔한 아이돌은 회사의 수익을 책임지게 되고, 회사는 그 수익으로 새로운 유망주들을 발굴하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된다. 이 선순환 구조야말로 KPOP의 가장 큰 강점이다. 세대교체가 빠르고 세대를 거듭할수록 퀄리티가 더욱 올라가게 된다. 중소 기획사도 자본과 노하우가 커지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중견이 되고 대형 기획사가 된다. 이러한 케이스의 완벽한 사례가 바로 BTS이다.  

가장 완벽한 세대교체를 이루고 있는 (구)빅히트, (현)하이브

중소의 기적은 음악과 컨셉적으로도 대단한 변화를 가져왔다. 대형 기획사의 자본과 기획력을 따라잡기 위해 중소 기획사들은 자신들만의 강점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예를 들자면, 울림과 RBW는 프로듀싱과 음악적인 역량을, KQ와 소스뮤직은 탄탄한 세계관과 컨셉을, 스타쉽과 큐브는 대중성을 특화시키며 발전해왔다. 이는 전세계 KPOP 팬들에게 듣는 재미, 보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고 KPOP의 전체적인 퀄리티와 파이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3. 기회의 확장

대형 기획사에선 1년에 1~2팀을 데뷔시킨다. 1팀 당 5~10명이라고 하면 4개의 대형 기획사(SM, YG, JYP, 하이브)를 합쳐도 1년에 채 100명이 되지 않는다. 1년에 100명조차 되지 않는 데뷔의 기회를 잡기 위해 KPOP 유망주들의 땀과 노력을 쏟는 건 너무 불합리한 구조이자 기회의 박탈이라 생각한다. 중소 기획사까지 합친다면 데뷔의 기회가 조금 더 늘어나게 된다. 물론 사후관리나 퀄리티의 차이는 있지만, 기회의 확대라는 측면은 결코 무시할 수가 없다. 우리는 이미 ‘프로듀스 101’ 시리즈를 통해, 중소 기획사에도 재능이 가득하다 못해 넘치는 친구들이 많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의 데뷔를 위해선 중소의 기적은 앞으로도 더욱 더 많이 일어나야 한다.


빅히트는 중소 기획사로 출발해 고난과 시련의 시간을 거쳐 하이브라는 대형 기획사의 자리까지 올라갔다. RBW는 WM을 인수하며 프로듀싱력을 키우고 있고 스타쉽, 큐브 또한 자신들만의 색깔로 매력적인 아이돌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현재는 ‘이달의소녀’가 속한 블록베리, ‘스테이씨’의 하이업, ‘에이티즈’의 KQ가 신흥 중소의 기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형 기획사들 만으로는 KPOP 시장이 이만큼 성장하지 않았을 것이다. KPOP 뿐만 아니라 모든 업종이 끝없는 경쟁과 강점 개발, 자극과 협업이 있어야만 성장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 앞으로도 하이브, 큐브처럼 대형 기획사의 아성을 노리는 중소 기획사의 기적이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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