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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고기획자K Jul 14. 2023

This is Competition,
기획서로 맞짱뜨기

광고업계는 공모전의 연속이다.


내가 광고회사를 입사하고자 할 때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일텐데

광고 회사에 들어가겠다고 마음을 먹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스펙 중에 하나로 꼽힐 것이다.


공모전은 특정 주제를 주고 관련한 제작물이나 기획서를 출품 받고 우열을 가려서 수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공모전 대부분 큰 광고회사에서 주로 주관하기 때문에 실제 클라이언트들의 고민들이 고스란히 담겨있고, 

출품 안내 내용은 거의 광고주가 실무에서 업무를 요청하는 RFP*나 다름이 없는 수준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프로세스로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기획서를 제출하고 평가자들 앞에서 발표를 하고

그것의 우열을 평가해서 수상을 하는 과정은 실제 광고 회사 생활에서 수없이 겪어야 하는 일상이다.


광고 업계는 클라이언트가 3-4개의 광고 회사에게 제안을 준비 시키고 그것을 마치 공모전처럼 평가하여 선별하고 그 광고 회사에게 해당 과업을 맡기게 되는 구조의 경쟁PT라는 것이 있다. 여러 산업에서도 비딩이라는 프로세스로 업무 진행사가 정해지는 경우가 많이 있겠지만, 광고업은 마케팅적 관점의 기획의도나 크리에이티브 등 평가를 해야하는 요소가 상당히 정성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인지 타 산업의 견적/서비스 제안 등의 비딩보다는 그 내용이 방대하고, 또 맡기고자하는 과업의 스케일이 작게는 5억에서 크게는 300억 수준까지 매우 높기 때문에 참여하는 광고회사에게는 그 중요도가 엄청나다. 

그리고 그러니만큼 회사에서는 엄청난 리소스를 쏟고 사활을 걸기 마련이다.


그리고, 경쟁 PT에서 수주를 했을 때에 업무를 진행하게 되지만 그것은 캠페인의 집행 기간에 따라서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2년 정도의 업무에 해당하기 때문에 진행업무가 없을 때 수시로 참여해야만 회사가 할 일이 생기게 되는구조이다. 이에 따라 그 빈번함 역시 매우 잦은 편이다. 


특히, 앞선 이야기에서 말했듯이 사활을 건다는 것은 즉 그 구성원들이 밤낮없이 아이디어를 짜내고 

논의하고 정리하고, 협업하고... 약 2주 정도의 기간 동안 10시 11시 퇴근은 기본이고, 

새벽 3-4시까지 일을 하게 되기도 한다. 이래서 광고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힘들다고들 하는 것 같고, 

점점 좋아지는 기업 문화 속에서도 불가피하게 여겨지기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일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나로써는 가장 재미있는 일이기도 하다. 

패배의 쓴 맛도 많이 맛보았고, 경쟁PT 기간에는 삶이 피폐해지기도 하고, 간혹 건강에도 

영향을 끼치기도 하지만, 기획자로써 경쟁PT 상황에서 다른 회사와 비교 되었을 때 

더 매력적인 기획서가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타겟과 시장 상황 등에서 인사이트를 찾아서 

크리에이티브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그것을 통해서 제작팀이나 타 부서와 협업하는 과정. 


그 과정에서의 긴장감과 압박감. 마냥 즐겁기엔 많은 고통이 따르기도 하지만,

뭐랄까. 회사 일중에 가장 많은 사고를 하고 상상을 하게 되고,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 위한 창의적 시간이라는 점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그리고, 패배의 쓴 맛도 뼈저리긴 하지만 승리했을 때의 짜릿함이 더욱 크게 와닿는 것 같다.  


힘들다는 이야기를 잔뜩한 것 같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광고 일을 하는 데 있어서 경쟁PT라는 프로세스가 가장 매력적이고 화려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승패의 명확한 구분으로 스포츠적인 요소 때문일까라는 생각도 들고, 수주했을 때의 영광의 순간을 스스로 크게 생각해서인지, 혹은 "나는 광고인이다"라는 직업적 자부심이 고취되는 순간이라서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광고 기획 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참 매력적인 한 순간이다.


최근에 오랜만에 PT 현장에서 발표를 하고, 

과거 경쟁PT에 입봉했던 순간에 대해서 글을 써볼까 노트를 열고 쓰다보니 

경쟁PT라는 프로세스에 대한 소개와 그것의 고통과 매력을 설명하게 되었다. 



*RFP : Request for proposal의 약자로 클라이언트가 광고 회사에 기획서 및 크리에이티브 시안에 대해서 제안을 요청하는 '제안 요청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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