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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한다 Mar 11. 2024

너무 늦은 글쓰기란 없습니다

 출간 두 달 만에 10만부 판매를 돌파한 하와이 대저택의 <더 마인드>는 온통 무의식에 대한 이야기뿐인 책인데요. 피가 도는 게 아니라 실행을 위한 생각을 흐르게 하라는 무시무시한 이야기까지. 이 책에서 눈에 띄었던 것은, 성공 ‘자동화’ 과정에서 100번씩 100일간 손으로 쓰라는 것보다 바로 페이스메이커였습니다. 학창시절에 오래달리기 줄곧 일등을 하다가 막판에 기가 떨어져 꼴찌로 들어와 머리를 파묻었던 것도 생각났죠. 정말이지 페이스조절을 잘못한거죠.      


아시다시피 페이스메이커란 스포츠에 있어서 어떤 기록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자 또는 의학적으로 심장 박동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도록 돕는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달리기든 삶이든 글쓰기든 사람이 살아가는데 적당한 속도가 중요하죠. 너무 느려져도 안 되고 너무 빨라도 지쳐서 안 되는 거겠죠.      


실리콘밸리를 재패한 구글 수석 엔지니어 출신, IT업계 최고의 투자자 커리어로 명성을 날린 저자 우쥔이 쓴 <인생의 격차>에서는 성공한 사람들에겐 공통점이 있다고 했습니다. 바로 ‘격’이 남다르다는 점이죠. 격이 높다는 건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재 자기 위치, 나에게 맞는 속도, 그리고 내가 필요로 하는 리듬감까지 말이죠. 특히 가난할수록 바쁘고 바쁠수록 가난한 악순환에 빠진 사람들의 경우 먼저 그 연결고리를 과감하게 끊어줘야 한다고 합니다. 즉 속도를 늦추고 페이스를 조절 잘해야죠.    

  

그런데 아둔하고 미련하게도 우리는 뒤쳐진다고 느끼면 느낄수록 선택과 집중을 하지 않고, 빌어먹을 멀티태스킹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더 허둥지둥대고 실수하고 쳐지고 밀려나게 되어있죠. 재수없게도 한 번의 잘못으로 인해 모든 걸 잃게 될 수 있습니다. 내 경우 20대부터 '잡기'에 내달리기 하다가 지금 40대 되어서 비로소 멈추고 다시 돌아보는 진짜 4춘기를 겪고 있는데요. 이게 과연 늦은 걸까요? 아닙니다. 평생을 멈추지 않고 엄한 돌다리만 여기저기 두들기다가 끝나는 사람들도 있을테죠. 우리 속도대로 그 과정 속에서 의미를 찾아가면 그뿐입니다. 그건 전적으로 우리의 몫, 비교의 상대도 깜도 안되죠. 모든 건 상대적인 겁니다.  


“ 40대시죠? 너무 늦게 글을 쓰셨네요. 그동안 뭐하셨어요? 진작에 쓰지, 아이고 아까워라.”     


출간하고 이런 이야기들을 종종 듣게 되는데요. ‘댁처럼 술먹고 놀았어요.’ 목구멍까지 치밀어올라오는 소리를 힘겹게 누르면서 예전에 오래달리기에서 했던 굴욕의 꼴찌는 그래도 아니라고 작은 위안을 삼곤 합니다. ‘여보세요. 중년이 되어서야 쓰는 글쓰기의 마력도 있으니까 남 걱정 하지 마시길...’ 이 혼잣말에 보태어 이 말을 꼭 전해주고 싶군요.      


‘시간의 걸음걸이에는 세 가지가 있다. 미래는 주저하면서 다가오고 현재는 화살처럼 날아가고, 과거는 영원히 정지하고 있다’고 누군가는 그러더군요. 여러분의 글쓰기는 날아가고 있습니까, 다가오고 있습니까. 현재 멈춰져 있나요? 너무 늦은 글쓰기란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본인의 속도에 맞게 리듬감을 살려 마음을 다해 힘을 실어 글을 적어본다면, 그 때가 바로 여러분에게 다시 못 올 황금기일 것입니다. 이 말만큼은 꼭 믿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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