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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르니 Oct 15. 2023

서운하다는 말

그래서 누군가는 그 말을 ‘사랑’이라고 하나보다.




서운하다는 말


참 듣기도 어렵고, 말하기는 더 어려운 말이다. 어릴 때도 어렵지만 나이 들면 더 어렵다. 우리는 습관처럼 그 말을 참는다. 가끔은 좀 치졸해 보이고, 가끔은 스스로에게 독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이 말을 듣는 사람이 더 서운해할까 봐 걱정도 된다. 사실 가장 큰 망설임은 ‘이게 내가 서운해도 되는 문제인가.’하는 자격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온다. 그래서 점점 그 말을 감추게 되고, 종종 스스로를 속이게도 된다. 그렇게 늘 속상한 마음은 늘 서운함을 건너뛰고 포기로 바로 넘어가버린다.


언제 들어봤는 지도 기억나지 않은 그 말을 얼마 전 친구로부터 들었다. 나에게 서운하다고 한다. 그 이유가 충분히 납득 가능하거나, 서운함을 전하는 방식이 마땅히 합리적이라고 느껴지진 않았다. 그러다 문득 ‘내가 서운하다는 말을 얼마 만에 들어본 거지?’싶은 생각이 들었다.


서운하다는 말 앞에는 정말 거대한 망설임이 늘 버티고 서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거대한 망설임을 넘어, 그녀의 입을 통해 전해져 온 ‘서운함’ 속에, 얼마나 긴 시간의 무게와 큰 용기가 실려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래서 누군가는 그것을 ‘사랑’이라고도 부르는구나.


서운하다는 말은,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들키는 말이었다. 그리고 이 마음을 들켜서라도 너를 곁에 두고 싶다는 말이었다.



출처: https://m.blog.naver.com/dldnfla0687/22153181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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