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협주 Nov 28. 2023

"더 좋은 사람이 될 것같다"그 마음을 응원하며

Oct 10. 2023

친구의 아버지 장례식장을 다녀왔다.

지리적으로 조금 멀게 느껴지긴 했지만 마침 쉬는날이라 갈 수 있었다.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를 탔을땐 약간의 해프닝도 있었다. 다소 외곽이다보니 마을버스벨을조금만 늦게눌러도 그 정류장을 슝 지나가기 마련인데 그 일이 나에게 벌어져 그다음정류장 국도진입로(왔던방향으로 걸어내려갈수없는)에서 내려버렸다. 지도어플에 한시간반이 추가되는걸 보니 걸어서 한정류장 빠꾸해볼까 싶어 30m쯤 되돌아가다 차들이 너무무섭게달려 포기했다. 뭐 어찌저찌 다른버스타고 한정류장 더가서 다시돌아오는버스타고 금방 해결했다, 다행히.


부모상으로 친구가 상주인 빈소에서 홀로 조의를 표하는 일은 많이 긴장된다. 사실 그게 그렇게중요한게 아닌데도 순서들을 막 되짚어보고 나 제대로하고있는거 맞나 싶은생각들을해가며 예를 올리게 된다.

난 크리스천이 아니라 늘 절을 올린다.  오늘도 그랬다. 그러고선 막상 상주와는 맞절을 안하고 목례로 대신하고 나왔다. 사실 목례부터하고 맞절을 올리려던거였는데 뭔가 목례를 너무 명확하게하는바람에 그렇게되어버렸다. 그래도 맞절을 하면 더 좋았을텐데, 으이그 멍청이. 그걸 긴장해서 그래하느냐 스스로 바보같았다.


친구와는 이얘기저얘기를 잠깐동안 나누었다.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하다보니 어떤 부분에서 친구와 내가 비슷한점이 있다는걸 발견했다. 아버지와 대화를 나눌라치면 복받친다는것. 어쩌면 이게 대부분의 내 또래 내 세대 (인생이 너무 화려하고 너무 안정적으로 구축되지는 않은) 아들들이 겪는 딜레만가싶기도 하고. 근데 난 정말 그러거든. 아버지가 잠깐 대화하자하고 불렀던 기억들은 모조리 다 맘에안들고 불편한순간뿐이었다. 여전히 아버지는 나에게 불편한 사람이고  나는 아버지의 가치관을싫어하고 서로무관심하길바란다. 그러나 아버지의 건강을 바라고 막상 아버지를 자주 걱정한다 .


친구는 앞으로 더 좋은사람이 될것같다는 생각이들었다고 한다. 여기서 좋은사람이란 더 마음을 쓰는사람에 가깝겠구나 난 생각했다. 그 마음을 응원하며. 나 역시도 그 말의 영향을 받아 좀더 마음을 쓰길 바라며. 기록을 남긴다




작가의 이전글 유튜브 프리미엄 해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