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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번째 행인 Mar 05. 2021

港区の姉妹 (미나토 자매의 일본 이야기)

연재를 시작하며...

학교와 집을 오가는 길 늘 봤던 도쿄 타워. 늘 같은 모습인 줄 알았는데, 계절이나 특정 기념일마다 의미 다른 조명을 입는다.


앗토이우마(あっという間)


일본어에 '앗토이우마(あっという間)'라는 표현이 있다. '눈 깜짝할 사이'라는 뜻인데, 일본에서의 1년이 정말 그랬다. 1년 연수를 다녀온 동료나 친구들은 한국에 돌아와서는 이렇게 말했었다. "주말에 잠깐 해외여행 갔다가 월요일에 출근한 기분이더라. 이런 생각 안 하려면 정말 신나게 놀다 와."


1년. 누군가에겐 정말 '앗토이우마'지만, 또 누군가에겐 '10년 같은 시간'일 테다. 내게 일본에서의 1년(2019년 3월~2020년 3월)은 달콤해서 깨기 싫은, 짧은 낮잠에서 만난 더 짧은 꿈이었다. 앞으로 다른 회차에서 털어놓겠지만, 일본에 가기까지 사연이 많았기에 그것으로부터 벗어나 누리는 외국에서의 생활은 고돼도 마냥 행복한 경험이었다.


앞으로 나(자매2), 그리고 일본 생활의 일부분을 함께 한 또 한 명의 친구(자매1, 작가명 엄격한 여행자*)와 '미나토 자매의 일본 이야기'라는 글로 그때의 일상을 풀어내려 한다. 평범한 여자 두 명이 '친숙한 줄 알았지만, 새로웠던' 일본에서의 소소한 일상과 생활 팁을 나누고 싶다. 눈 깜짝할 사이 1년을 살고 돌아와 또 눈 깜짝할 사이 1년을 흘려보낸 자매들의 이야기. 지금 시작한다.


* 엄격한 여행자의 페이지는 조만간 열릴 예정이다. 활동이 시작되고 글이 발행되면 링크로 다시 소개하겠다.



내(자매2)가 살았던 아오야마잇초메는 메이지신궁과 그 앞에 펼쳐진 은행나무 길, 그리고 야구 경기장인 메이지진구구장으로 유명하다. 매년 여름 이곳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미나토 자매는...


미나토구(港区)는 일본의 부촌으로 한국으로 치면 강남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미나토구 온나(港区女)'라는 말이 있는데, '부잣집 고명딸' 느낌의 단어다. 우리가 진짜 부잣집 딸이냐고? 당치도 않다. (그랬으면 좋겠다.)    우린 그냥 미나토구에서 딱 1년 살다 온 '스쳐 지나가는 객(客)'이었다. 자매1은 다마치역 근처의 맨션에서 평범하게, 자매2는 아오야마잇초메에서  아주 가난하게 머물다 왔다. '산'게 아니라 '머물다' 온 거다. 각자의 목적으로 1년간 살면서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았는데, 아쉽게도 그때의 일상을 따로 기록으로 남겨둔 게 없었다. 나름 '생활의 꿀팁'도 많았는데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뒤늦게 기록 작업을 하게 됐다.


사실 그때도 기록을 안 한 건 아닌데, 깔끔하게 정리해서 남겨두질 못했다. 돌아와서 바로 회사로 복직하면서 시간이 없었고. 무엇보다 딱 지금이 차곡차곡 쌓아 둔 추억을 하나 둘 까먹을 때인 것 같다. 달콤한 사탕 하나 둘 꺼내 먹으며 쓰디쓴 현재를 망각해야 하기에.    


추억 파먹기를 하면서도 '아 이거는 생활하는 데 있어 꿀팁이 되겠다' 싶은 내용도 야금야금 풀어내려 한다.    

아, 참고로 우리는 코로나 19가 심각해 지기 직전 한국으로 돌아왔다. 자매1은 2019년 9월, 자매2는 2020년 3월에 귀국했다. 우리의 기록이 '현실감 제로'의 옛이야기는 아니길 바라며, 다시 일본에 갔을 때 그때의 일상, 앞으로 언급할 여러 상점 등이 크게 바뀌지 않았길 기도하며 이 글을 시작해볼까 한다.     




※ 이 연재는 작가 '엄격한 여행자'와 '두번째 행인'이 함께 만들어갑니다. 글과 사진은 두 자매의 소중한 추억이자 자산입니다. 무단 복제·게시는 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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