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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안유 Mar 06. 2023

'소소'로부터 배우는 지혜의 한 조각

목표를 이루려면 노력해야 할 것

소소, 나의 작은(小) 소크라테스


작은 소크라테스의 줄임말 ‘소소’는 내가 딸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내 딸은 내게 잔소리를 아주 많이 한다. 내가 하는 사소한 언행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어긋난 부분이 있으면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를 콕 집어낼 뿐 아니라 개선 방법까지 알려준다. 참 피곤하고 무섭지만 존경스러운 친구다. 소소의 지적을 받고 나면 나 잘 났다고 뻗댔던 일이 부끄러워 통렬히 반성할 때가 더러 있다. 또 때로는 시간이 정지된 듯 발전하지 않고 제 자리에서 머무는 나를 깨우려고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내어 경험을 공유하려 한다. 이러한 일들은 환한 빛처럼 다가와 진짜로 내가 확 깨어날 때가 있다. 


소소 잔소리의 대부분은 인류애와 관련된 것들이다. 나를 향한 잔소리도 소소의 견해로 보면 인류애의 연장선일 거라고 본다. 소소는 인종 차별과 인권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리고 타인에 대한 이타심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 어떤 일을 할 때 결과라는 열매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일에 더 큰 가치를 둔다. 무심코 내뱉는 말에도 소소의 철학과 가치관이 담겨 있다. 내가 언제나 깨어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대화를 이끌어가고 가족 간에도 일상보다는 지성을 겸비한 대화에 목말라하는 딸에게 어느 날 “그래 너는 작은 소크라테스야. 줄어서 소소라고 부를게” 이렇게 해서 소소가 된 딸이 엊그제도 날카로운 질문으로 생각을 깨웠다.


중요한 건 목표 설정과 이루기 위한 노력이라고 


우연히 이금희 아나운서의 강연을 우연히 들었다. 오랜 세월 국민의 사랑을 전폭적으로 받는 이금희 아나운서처럼 유능한 아나운서가 되려면 어떻게 하는지 청중이 묻자 이금희 아나운서의 답변은 의외로 간단하고 명료했다. 연습과 끊임없는 노력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했다.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도 간판을 모두 읽었고, 거울을 보며 입 모양으로 말하기 연습을 끊임없이 반복했다고 한다. 끊임없는 연습과 부단한 노력! 말로는 쉽다.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 출장을 가기 위해 여행 가방을 꾸리는 딸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이금희 아나운서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느긋한 주말의 여유를 즐기며 지난주부터 읽기 시작한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을 펼치고 이금희 아나운서를 떠올리며 웅얼웅얼 소리 내어 읽었다. 그러자 곧바로 소소의 송곳처럼 날카로운 비평이 따라왔다.


“그 강연을 듣고 정작 중요한 게 무엇인지 생각은 해봤어?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목표를 정하고 부단한 노력 끝에 존경받는 아나운서로 성공했다고 해서 그녀가 했던 노력을 그대로 모방만 한다면 이금희 아나운서처럼 과연 될 수 있을까? 그 강연에서 얻어야 할 것은 내 목표가 무엇인지, 그 목표를 이루려면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하는 지를 명확히 정하고 그 방법을 연구하고 연습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 진정으로 성공한 사람은 지혜로운 성공을 한 사람이야. 이금희 아나운서처럼 어떻게 성공했는지를 말할 수 있는 사람,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이루어 냈는지를 말할 수 있는 성공! 먼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선명하게 찾아내고 이를 이루기 위한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하는지를 알고 실천하는 게 그 강연에서 얻어내야 되는 게 아닐까?” 


진짜 베스트프렌드 소소


소소의 말에 주말 오후 햇살을 받으며 늘어져 있던 나는 귀가 조금 시끄러웠지만 맞는 말이었기에 조용히 수긍했다.  “가장 귀중한 재산은 사려 깊고 헌신적인 친구”라는 말이 있다. 나를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으며 나를 좀 더 나은 어른으로 만들어주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소소는 스승 같은 친구이다. 소소로부터 배운 지혜의 한 조각으로 이룰 수 있는 게 참 많을 거 같아 주말 오후의 햇살이 더더욱 따스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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