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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읽는 엄마 Jul 27. 2022

꿈이 바뀐다는 건

할 수 있다는 게 많다는 것

엄마, 나는 화가가 되고 싶어요.


첫째 아이는 몇 해 동안 화가를 꿈꿨다.

여느 아이처럼 끄적이는 걸 좋아했고 뚝딱뚝딱 만드는 것도 좋아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섬세하게 관찰하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때마다 아이의 손끝이 부리는 마술은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을 보는 듯했다.

외출할 때마다 유독 길고양이를 좋아하던 아이는 3학년 때 색연필로 고양이를 그리기 시작했다.

완성된 고양이 그림은 마치 우리 눈앞에서 “야옹~”하고 소리를 낼 것만 같았다.

정성 들여 그린 그림을 친구에게 선물하기도 하고 가끔 자신이 그린 고양이 그림을 꺼내 감상하기도 했다.

그림은 아이에게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해 주었다.

초등학교 4학년때 그린 고양이 그림


그림을 그리며 관찰하던 아이는 자연물에 대한 관찰로 자연스레 연결되었다.

초등학교 3학년, 4학년, 5학년 때는 과학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사물을 유심히 관찰하고 원리를 이해하던 아이는 동물 세밀화를 통해 생명과학을 탐구하고 싶어 했다. 과학영재원 2년의 경험은 다양한 영역의 관심으로 이어졌고 직접 실험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집에서 할 수 없는 실험은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실험하는 기회를 통해 과학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집에서 과학영재원 과제를 하며


내 꿈은 작가가 되는 거예요.

초등학교 6학년 때 학교 독서동아리에서 책 출간을 목표로

[작가 되기] 과정에 참여한 적이 있다. 6개월 동안 글을 쓰며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수시로 퇴고를 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친구 세 명과 한 팀이 되어 글과 삽화를 담당하여 완성된 책은 아이에게 꿈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계기가 되었다.

출간 과정 동안 노트북에 타닥타닥 아이의 머릿속에 담긴 스토리를 글로 담아내는 모습은 마치 작가의 일상을 엿보는 듯했다. 

드디어 학교 독서동아리 [작가 되기] 과정 6개월의 대장정을 마친 아이는 독서동아리 친구들과 출간기념회도 가졌고 작가의 첫발을 내디딜 기회가 되었다.

독서 동아리에서 출간 된 책


푸르름으로 물든 5월 어느 날 아침 아이는 오늘 하교가 좀 늦을 거라고 했다.

“엄마, 나 초등학교 사서 선생님 찾아뵙고 올게요.”

“초등학교 사서 선생님? 초등학교에 간다고?”

“책을 또 쓰고 싶은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선생님께 여쭤보려고요.”

중학생이 된 첫째 아이는 초등학교 사서 선생님을 찾아뵙고 출간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가곤 했다. 혼자 준비하는 출간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사서 선생님과의 만남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담을 책에 대한 꿈을 여전히 키워가고 있는 중이다.


학교생활과 글쓰기를 병행하며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아이를 볼 때마다 아이가 몰입하는 경험 통해

을 이루어가는 과정이란 무엇인지 배울 수 있었다.

그림을 그릴 땐 화가처럼,

과학을 배울 땐 과학자처럼,

글을 쓸 땐 작가처럼

아이는 꿈을 찾을 때마다 자신의 능력을 맘껏 펼칠 경험을 충분히 가지곤 했다.


올해는 중학생이 되어 자유 학년제의 기간을 통해

나를 알아가고 꿈을 찾는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아이의 꿈이 자꾸 바뀌어 불안고 걱정되기보다

내 아이가 좋아하는 일에 몰입할 기회가 생겼음에 감사하게 된다.


부모가 원하는 꿈이 아닌 자신이 하고 싶은 꿈에 도전하는 아이. 부모는 아이가 원하는 꿈을 응원하는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야 함을 아이를 키우며 오늘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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