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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술탄메흐메트II세 Apr 01. 2021

인도신화 이야기 2

원숭이신 하누만

원숭이신 하누만  (출처: 위키피디아)


 하누만은 원숭이신 입니다. 생소한 인도신화와의 간극을 조금이나마 좁히기 위해 첫번째로 익숙한 신을 모셔왔습니다. 맞습니다. 하누만은 손오공의 모티브가 된 신입니다. 하누만은 우리가 아는 손오공처럼 몸이 커지기도, 작아지기도하고 다른 동물로 변신할 수도 있습니다. 구름을 타고 다니는 손오공과 달리, 하누만의 아버지는 바람의 신이어서 스스로 날아다닐 수 있습니다. 손오공이 삼장법사를 만나기 전과 같이 어린시절 하누만도 말썽꽤나 부렸던 모양입니다. 하누만은 배가 고파 태양을 망고로 착각해 삼키고, 인드라신의 코끼리도 삼키려하다 혼쭐납니다. 인드라신의 번개에 맞은 하누만은 지상에 떨어져 턱이 부서지고 맙니다. 산스크리트어로 '하누'는 턱을, '만'은 부서진을 뜻한다고 합니다. 
 

태양을 삼키는 하누만  (출처: 위키피디아)


 결국 더이상 말썽을 부리지 못하게 그의 능력은 봉인되어 버립니다. 하지만 라마를 만나 그의 충직한 신하가 되면서 봉인이 풀려 능력을 발휘합니다. '라마'는 꽤 유명한 인물이니 나중에 다시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제부터  앞 편에서 말한 아리아인과 드라비다인의 전쟁의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남쪽나라의 나쁜놈들(아마 드라비다인을 묘사했다 추측됩니다)이 북쪽나라 왕(라마)의 신부(시타)를 납치해 갑니다. 그리스로마신화의 트로이 전쟁과 완전 똑같은 전쟁의 시작이죠? 하누만은 북쪽나라 '라마'의 신하입니다. 하누만의 능력으로 바다건너 악마의 소굴로 날아가서, 변신한 후 적의 진지를 염탐합니다. 악마 '라와나'가 왕비를 감금하고 있음을 파악한 하누만은 본국으로 날아가 이 사실을 알립니다.
 
 목적지는 바다 건너 섬나라 '랑카!!' 이제 군대를 모아 공격만 하면 되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악마의 소굴로 진격하려면 바다를 건너야 합니다. 하지만 하늘을 날 수 있는 하누만과 달리 다른 이들은 바다를 건너갈 방법이 없습니다. 이에 하누만은 정주영식 마인드! 간척사업을 하기로 합니다. 간척사업을 위해 하누만은 몸을 산만큼 크게 한 후 말 그대로 산을 통째로 뽑아 옮깁니다. 북쪽나라 군대는 하누만과 원숭이 부하들이 만든 다리를 건너가 왕비를 무사히 구해옵니다. 잠시 인도 지도를 좀 볼까요? 여기서 신화의 무대는 인도입니다. 그렇다면 바다 건너 섬나라는 어딘지 눈치채셨나요? 맞습니다. 바로 인도 옆 큰 섬나라 스리랑카입니다. '실론'이라고도 불리던 이 섬은 우리에게 '실론티'(스리랑카 차)로 유명합니다. 신화의 이야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실제로 인도와 스리랑카를 연결됐던 듯한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진짜 하누만이 만든 다리일까요? 아니면 신기한 지형을 보고 이야기를 만든 것일까요? 참고로 산스크리트어로 '스리'는 빛나는, '랑카'는 섬 이라고 합니다.
 

(출처 : 구글 이미지검색)


 전쟁은 끝나고, 랑카에서 악마 라와나를 물리치고 왕국에 돌아와 하누만의 공적을 치하하면서 여왕이 하누만에게 진주목걸이를 선물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하누만은 그것을 목에 거는 대신 진주알을 하나씩 깨면서 그의 영원한 신 '라마'를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라마의 동생인 락슈마나가 빈정대는 투로 "네 가슴에 라마신이라도 모셔두었나?" 라고 물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하누만은 손톱으로 자신의 가슴을 찢어서 보여주었고, 그 안에는 라마와 시타의 형상이 들어있었다고 합니다.

 이제 다시 위에서 본 하누만의 모습을 보겠습니다. 보이시나요? 하누만은 한 손에 산을 들고 있습니다. 가슴에는 '라마와 시타'가 있습니다. 하누만은 민첩성, 도덕성, 헌신적인 충성심을 상징합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그의 능력을 발견하고 개발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고, 잘못하면 나쁜 곳에 쓰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 능력을 알아봐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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