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2017.04.29 - 2017.05.08
다른 곳도 많은데, 왜 하필이면 인도지?
글쎄, 인도를 가겠다 결정한 건 불과 몇 주 전이다. 전부터 궁금했던 나라 중 한 곳이지만, 인도 여행을 목표로 돈을 모으거나 계획을 짠 적은 없었다. 이번 결정을 내린 것은 사실 다시는 안 올지도 모르는 기회를 잡기 위한 조금은 무리한 도전이긴 하다. 무엇보다 계획을 짜고, 고민하다 보면 어느새 안 될 이유를 찾고 포기할 것 같은 불안감도 나를 자극했다.
인도에 언제부터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 아마 류시화 작가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 그 시작 인지도 모르겠다. 책의 내용도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인도가 정말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었다. 아름답게(?)라고 한 까닭은 이 책에서 인도는 길바닥에는 소똥이 즐비하고, 더럽고, 거지도 많고, 인프라도 부족하다고 묘사되지만, 분명 결론은 미친듯이 아름다운 나라였다. 아니 어째서 이것이 가능할까? 이번 여행의 목적 중 하나는 그동안 묻어두었던 이 궁금함을 해소하기 위함도 있다.
인도 여행에 펌프질을 한 또 다른 이들은, 해병대와 마라톤으로 연을 맺은 두 동생들이다. 이 두 친구는 나를 통해 알게 되었지만, 나를 제외한 인도 여행을 통해 부러울 정도로 친해졌다. 우리 셋의 ‘정모’에서 인도 이야기로 이야기꽃을 피우면 나는 항상 외톨이가 된다. 셋 뿐인 ‘정모’에서 외톨이라니…
5월 징검다리 휴가, 어디에 쓸까 고민하다 위의 이유를 짜 맞추었다. 한 마디로 ‘先휴가 後계획’ 나의 인도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