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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댕이 Jun 14. 2022

기쁨에 대한 정의


기쁨에 대한 정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감정들. 바로 희로애락이다. 희로애락을 다 느껴야 온전히 삶을 살았노라 이야기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기쁨이라는 감정은 열이면 열 백이면 백 기분 좋은 감정이다. 살면서 기쁨을 느끼며 살아온 시간은 얼마나 될까? 기쁨의 감정은 내 마음먹기 달린 일 일수 있을 것이다. 내가 천국에 있어도 마음이 지옥이면 그 순간은 어떤 무엇이 와도 기쁘지 않을 것이고 만약 그 반대의 경우라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매일 타고 다니는 지하철이 마침 내가 도착하는 순간 정확히 와준다면 그것 또한 나에게 소소한 기쁨이 될 것이다.


이처럼 기쁨이라는 것은 소소한 나의 마음먹기부터 시작되는 것이 있고 살아가면서 선물처럼 주어지는 경우가 있다. 부모가 된 지금 아이들이 태어나고 첫 뒤집기를 하고 옹알이를 하고 나를 보고 웃어주던 그 모든 과정은 아이가 나에게 주는 선물과도 같은 기쁨이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 속에서 슬프고 심정 상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삶 속에 아이가 나에게 주는 기쁨은 건빵 속 별사탕처럼 달콤하다.


 


또 다른 기쁨의 형태는 내가 무엇인가 간절히 원하고 원하던 것을 이뤘을 때 느낄 수 있다.


‘백 년을 살아보니’의 저자 김형석 선생님께서 100년을 살면서 가장 기쁨을 느꼈던 순간은 바로 해방을 맞이한 그때라 말씀하셨다. 나로서는 의외의 답이었다. 태어나보니 해방된 나라에서 살고 있는 지금의 세대에게 의외의 답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나라 잃은 설움과 학도병으로 끌려가는 친구를 바라보며 한탄스러웠지만 몸이 약한 자신은 그곳에 함께 하지 못해 오히려 마음이 불편하셨다고 한다. 함께 공부하던 동기들의 시신을 마주하기도 하고 그런 통탄스러웠던 치욕의 세월이 있었으니 해방된 조국이 얼마나 기뻤을지 이제 조금은 짐작이 되었다. 감사하고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겸허하고 묵직한 기쁨이다.


 


기쁨은 슬픔과 함께 오는 경우도 있다. 둘째 아이가 6살 되는 무렵에 사는 동네에 단설 유치원이 지어진다는 정보가 있었다. 단설 유치원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이라 원비도 무료이고 유치원 단독 건물에 프로그램도 사설유치원에 뒤지지 않는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인기가 좋았었다. 누구나 다 이곳에 보내고 싶어 했고 나 역시도 그러했다.


드디어 추첨을 하는 날. 강당에 모여 엄마들 한 명씩 큰 헝겊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뽑는 방식으로 혹시나 겉옷 소매에 부정을 저지를까 뽑기 하는 손은 외투를 벗기까지 했다. 내 차례가 되었고 난 합격을 뽑았고 동네언니의 부탁으로 그 아이 꺼까지 내가 뽑게 되었다. 거기에 있던 모든 엄마들이‘신의 손’이라고 내손을 한 번씩 만지며 기를 받아갔던 기억이 있다. 그때 나에게 이런 행운이 온 게 꿈같았고 그 뒤에도 여러 가지 크고 작은 기쁨의 순간들이 왔었다. 그때는 알지 못했다. 기쁨 뒤에 숨어있는 슬픔들을....


옛날 중국 전한 시대의 황제인 무주의 추풍사에는 ‘환락에는 애정이 많이 깃든다’는 말이 있다.


‘기쁨에는 슬픔이 많이 깃든다’는 뜻이다. 나의 기쁨의 순간 뒤에 최악의 순간도 만나게 되었고 힘든 시간도 보내게 되었다. 이처럼 기쁨이라는 건 조금씩은 다른 형태이지만 내 인생에 늘 함께한다. 잔잔하게 때로는 터프하게....


언제든지 어떻게 맘먹느냐에 따라 만날 수도 있는 기쁨의 순간을 늘 즐기고 만나기를 바라본다. 혹시 내가 지금 너무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직면해 있다면 실망하지 마라.


그 뒤에 기쁨이 숨어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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