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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귀여운코끼리 May 26. 2021

전업주부로 살아남기

#02 당신이 전업 주부를 못(×)안하는 이유

전업주부로 지내는 동안 정말 많은 여자들이 스치듯 나에게 이야기를 한다.

"정말 부러워요. 나도 집에서 살림만 하고 싶어요."

심지어 나를 부러워하는 여자들 중에는 지금도 일하시는 친정어머니와 지금까지 계속 전업 주부셨던 시어머니도 계신다.

어쩌다 나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여자가 된 걸까?


사실 나를 다 부러워하는 것도 아니고, 부럽다는 말속에서 어떤 의도가 섞여서 전해질 때가 있다.

가령, 나는 힘들게 사는 데 넌 참 편하게 산다. 혹은, 말은 이렇게 하지만 나는 너처럼 발전 없이 살기는 싫다.

나는 딱히 남들 눈을 의식하는 편은 아니니 각설하고 내 소감부터 밝히자면, 전업 주부인 나는 정말 행복하다.

시간과 마음의 여유로움, 아이들을 직접 부딪히며 기를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회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외적인 스트레스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자잘 스트레스가 있지만 내적으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직장상사에 대해 살의를 느끼는 직장인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스트레스뿐만 아니다. 전업 주부로서 살면 대부분의 것들을 내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다. 시간, 건강 컨디션, 내가 먹는 것, 아이들이 먹는 것 들도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고, 특히 아이들이 아플 때 발을 동동 구를 일 없이 집에서 아이들을 케어할 수 있다.


물론 전업 주부로서의 생활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음의 요인들은 전업주부로 이직하는데 흔히 차이는 걸림돌이다.

      

하나. 전업주부의 경제적인 부담감     


전업주부로서의 삶을 망설이고 있다면, 경제적인 요인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전업 주부로서의 삶을 원한다면 막연히 추측만 해서는 안된다. 가계의 수입과 지출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이유로 혼자 외벌이의 부담을 짊어져야 하는 쪽의 의견도 충분히 들어봐야 한다.


둘. 개인의 자아성취나 경력 단절      

자아성취나 캐리어의 문제로 고민 중이라면 전업 주부라는 직업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자아 성취를 중요시하거나 직장 생활에 큰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이 단지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전업 주부를 하게 되면 다른 기회에 대한 후회만이 남는다.  보통 아이의 출산과 함께 이런 고민이 시작되는데 양가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사실 아이를 기르는데 힘들다고 말할 수 있는 시기는 5년 정도면 지나간다. 저금을 포기하고 아이가 어린 동안에는 시터를 둬서 이 시기를 무사히 넘기면 된다.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갈 무렵부터는 특별한 이벤트가 없다면 부부가 도와 충분히 육아와 가사를 분담할 수 있다.   

   

셋. 배우자의 반대


충분한 경제적 여유가 있고, 전업주부를 잘해나갈 자신도 있는데 주변의 반대, 특히 경제적인 부분을 담당해야 할 배우자가 부담스러워한다면 충분히 고민을 해봐야 한다. 맞벌이의 경제적 이점만큼 전업주부가 주는 안정감의 이점도 충분하기 때문에 유아휴직 기간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체험을 해보고, 부부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득과 실을 따져서 충분히 대화를 한 뒤 결정하도록 한다.


전업 주부에 대한 오해


전업 주부라는 직업을 선택하는데 특별히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단순히 쉬고 싶다. 힘들다는 이유로 도피하듯 선택하는 것이다. 알다시피 그런 이유로 잠시 전업 주부를 했다가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기에 여성의 경력단절이나 경제적인 손실은 적지 않다.

 

쉬고 싶으면 잠시 휴직을 하면 되고, 힘들면 가사를 적절하게 분담하면 된다. 경제적인 부분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충분히 대체하면서 부부가 힘을 합쳐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면 된다.


전업 주부는 직업이고 가정은 직장이다.

직장에서 피곤하다고 마감을 루거나 하기 싫다고 자기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다. 직업으로 선택한다면 그것에 대한 책임감과 자부심이 있어야 한다. 하기로 정해진 일이 있다면 일에 감정을 섞지 않고 피곤함을 참고해야 한다. 그냥 일을 하기 싫어서 단지 도피처로 전업 주부를 선택한다면 경제적인 부분이나 가정 안에서 자기 발전의 측면에서도 득 될 것이 없다. 나의 경우도 평일에는 아이가 아프거나 하는 이벤트가 없는 한 온전히 엄마로서 주부로서 해야 할 일들을 해내고 있다.


전업주부의 진정한 미학은 외벌이 쪽으로의 선택과 집중, 지출의 절제와 가사에 대한 의무감과 재테크에 대한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충분한 수입이 있고 가족의 반대도 없고, 전업 주부를 간절히 원하는 당신이 망설이고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당신은  전업주부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안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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