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일차, 안녕. 사랑하는 나의 라따

라따와 영영 이별하다

by 나은진






반려동물의 죽음이 직접적으로 기록된 포스팅으로 관람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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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우리 고양이 라따가 지난 주말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전날 소변을 지리고 눈에 띄게 호흡을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눈을 감은 사이 새벽 서너 시에 가족들이 잘 때 몰래 세상을 떠났습니다.

새벽 다섯 시, 잠에서 깨어나 거실 앞에 쓰러지듯 잠든 라따를 보고 울던 게 엊그제입니다.

하지만 슬픔도 잠시, 이제는 정말로 이별할 때임을 짐작하고 바로 장례를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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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고양이를 포함한 반려동물들은 눈을 뜨고, 혀를 내민 채 임종합니다.

세상을 떠난 지 1시간 이내에 사후경직이 오는데, 1시간보다 더 지났나 봅니다.

눈이 쉬이 감기지 않고 입도 딱딱해져 벌어지지 않아 제대로 마무리 수습을 할 수 없었습니다.

대신 아이스팩을 감싼 수건 위에 올려놓고 따뜻한 물수건으로 얼굴을 덮어주었습니다.



미리 사둔 관은 오지 않은 관계로 봐둔 장례식장에서 관을 구매하기로 했고,

평소 병원에 데려가던 이동장 대신 리빙박스 형태의 산소방을 꾸몄습니다.

아이스팩, 수건, 담요, 좋아하는 장난감과 간식들을 담아두고

잘 덮어준 채 바로 장례식장에 전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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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24시간 장례식장 중 우바스를 택했습니다. 조용하고 깔끔한 장례를 치른다고 해서요.

아침 6시, 7시에도 예약이 차 있길래 7시 반에 진행하기로 하였고

한 시간 정도 애도의 시간을 가지다 가족 다 같이 장례식장으로 출발했습니다.

슬픔이 맴도는 십여 분의 시간 동안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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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올라가 보이는 조용한 주차장과 많은 생명들이 담긴 무덤들.

수목장, 자연장, 납골장, 스톤 모두 가능하다고 적혀 있었는데

자연으로 보내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여 자연장을 할 마음으로 왔습니다.

대기하는 팀이 많지 않았고 이른 시간이라 조용히 보내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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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내부를 찍어 보았는데 크지도 좁지도 않았습니다.

단독 추모실 두 곳과 봉안당이 있고 맞은편에는 화장터가 있었습니다.

라따의 사체를 수습하는 데 30여분, 화장하는 데 50여분 정도가 걸렸던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라따를 추억하며,

화면에 떠오르는 사진만을 보며 기다리는 그 시간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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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사랑하는 라따가 관에 담겨 왔을 때...

눈물로 얼룩진 편지를 내려놓고 짧은 작별 인사를 건넸습니다.

사랑한다, 미안하다는 말은 집 안에서도 많이 했기 때문에

그저 좋은 곳으로 잘 가기를 바라며, 다시 만날 먼 훗날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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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장은 세 그루의 나무 중 하나를 택해 공동묘를 합니다.

가운데 나무를 골라 곱게 빻은 뼛가루를 조심스레 뿌려주었습니다.

따뜻했던 작은 몸이 딱딱해지고 또 한 줌의 가루로 남았을 때

아, 더 이상 내가 아는 라따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구나 싶어 또 울컥했어요.



지금도 생각하면 울컥이고 너무나 보고 싶은 우리 라따의 빈자리를 가족 모두가 느끼고 있습니다.

집안 한구석에서 기다리고 있을 그 아이의 인영이 보이지 않을 때마다 외롭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떠나 보내야 하기에, 잊어야 하기에...



사랑하는 나의 가족, 나의 삼색 고양이 라따야!

너를 떠나보낸 지 채 일주일이 안 된 지금도 네가 너무 보고 싶다.

너를 생각만 하면 눈물이 멈추지 않아 애써 외면하고 생각하지 않으려 하는 중이야.

하지만 너는 언제나 언니 마음 속에, 언니 머릿속에 항상 남아있으니

나도 무지개 다리를 건넌 뒤에 꼭 다시 만나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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