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장례식 준비
사랑하는 우리 삼색 고양이, 라따.
식음을 전폐한 지 어느덧 일주일이 넘어가고 있다.
손가락에 물을 찍어 앞에 가져다 대면 할짝이지만,
밥은 전혀 입을 대지 않고 강제 급여에도 반항하며 숨을 헐떡인다.
강제급여가 더더욱 힘들어지고, 주사기로 먹일 때마다 호흡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에 전화하여 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해보니 흉수가 가득 찼을 때 강제 급여는 좋지 않다고 했다.
먹이지 않으면 죽고, 먹이는 것도 죽을 수 있다니...
방법은 병원에 와서 흉수를 빼고 콧줄을 삽입해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방식인데,
이것 역시 정밀 검사 후 흉수를 뺄 수 있는 상태인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했다.
라따가 바깥에, 병원에 가는 게 큰 스트레스인 걸 아는 아빠는
병원에 갔다가 죽는 케이스를 많이 봤다고, 입원해서 병원에서 죽는 것보다
집에서 마지막을 맞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병원 입원을 거부했다.
항암치료를 받을지, 호스피스를 택할지 고민할 때도 그랬지.
하지만 숨을 헐떡이며 매일 에어컨 뒤에 숨어 있는 게 전부인 라따의 모습을 보면
덜 아프게 해주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강제 급여를 한 날 밤, 너무 힘든지 라따는 누워서 고개를 바닥에 붙인 채 십수 분을 헐떡거렸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나를 올려다 보는 눈이 '왜 그랬냐'라고 하는 것 같이 너무 미안했다.
그렇게 하니 강제로 급여를 할 수가 없었다.
3mm 주사기 하나의 양을 먹지도 못해서 살은 급격히 빠졌다.
등을 만지면 피골이 상접한 게 손바닥에 선명하게 느껴진다.
가족들이 귀가할 때면 앞으로 나와 보지만, 그 잠시일뿐 다시 구석으로 들어가 누워 있는 라따.
이제는 정말로 마지막이라는 게 느껴진다.
물을 마시는 과정에서 삶의 의지가 있는 걸까 희망을 가지다가도
집에서는 더 이상 어쩔 방도가 없다는 걸 깨닫고 쉽게 무력해진다.
차라리 약을 먹어서 나았으면, 수술을 해서 괜찮아진다면
병원에 몇 백만원을 쏟아부어도 아깝지 않을 텐데...
확신할 수 없는 선택으로 수명을 더 앞당기게 될까봐
늘 겁을 먹고 한 발 물러서는 내가 바보 같다.
이번 주부터 장례식장과 장례용품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장례식장 내에서 관부터 유골함까지 올스톱으로 할 수 있지만,
비용도 그렇고 준비할 시간이 있으니 내 손으로 직접 하고 싶었다.
처음 유선종양 말기 판정을 받았을 때는 현실도 부정하고 싶고 너무 슬퍼서
메모리얼 스톤이나 유골함을 집 안에 두고 싶다고 울고불고 난리쳤는데
차분해진 지금은 자연으로 보내주는 게 맞는 것같아 자연장을 하려고 한다.
곁에 보이면 더 슬퍼질 지도 모르니까.
태울 수 있는 요람장과 단단하게 고정되는 나무 관 중에 고민했는데
뚜껑이 있는 오동나무 관이 안전할 것 같아서 나무 관으로 택했다.
원래 눈여겨보던 제품은 휴가로 인해 배송이 늦어진다고 해서 가장 빠른 걸로 구매했는데,
이번 주 안에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화장은 화장터에서 하더라도, 개별 장례와 추모를 할 거라면
기본적으로 관, 습자지(바닥에 깔 종이, 한지 류), 수의(선택), 애장품 등이 필요하다.
관은 태울 수 있는 오동나무 관을 많이 쓰고 수의는 옷을 싫어하는 고양이 특성상
입히는 수의 대신 광목솜 베개나 이불을 쓰는 것 같았다.
우리 라따한테는 애착 담요를 덮어주고 화장할 때는 전부 빼려고 한다.
플라스틱이나 화학물질이 들어간 건 화장할 때 불순물이 남으니까 최대한 제외하기.
꽃 장식의 경우 내 욕심이 있어서 생화 장식을 주문하려고 하는데
가능한 곳이 있을지 잘 모르겠다. 정 안되면 장례식장에서 진행하려고 한다.
모 장례회사에서 예시로 보여준 요람장인데
꽃 장식은 너무 화려하지 않게 주변에만 살짝 둘러줄까 싶다.
요람장의 경우 대부분 해당 식장 것만 사용 가능한 듯하고
관은 오동나무관이면 웬만큼 허락해주는 듯 하다.(꼭 문의하시길)
죽음 이후가 아니라 살아생전 귀한 것, 좋은 것 다 해줘야 하는데...
늘 그렇듯이 더 놀아줄 걸, 더 맛있는 걸 줄 걸 후회하기만 한다.
엄마는 라따도 다 듣고 있으니, 끝난 것처럼 얘기하지 말라고 하지만
해줄 수 있는 말이 라따야, 힘들어? 괜찮아? 사랑해 밖에 없다니.
늘 이번 주만은 버텨주기를, 회사에 있는 동안은 괜찮기를
마지막은 적어도 내 눈앞에서 함께 해주기를 바라며
목구멍 끝까지 올라온 울음을 삼켜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