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유기 새 보호소'에 갔더니

아들 생일 선물로 새를 입양했다.

by 몽기

아들이 지난해부터 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락다운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어 했는데, 원하는 개를 찾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보더 콜리 등의 개를 키우려 했는데 강아지를 기다리는 줄도 길었고 가격도 너무 비싸고 때로는 너무 먼 곳에 있고.. 등등..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


그 대안으로 작은 버지새 두 마리를 들였는데, 키우는 재미가 쏠쏠했다. 어깨 위로 날아오고 손바닥에서 먹이를 먹으며 친근하게 구는 모습이 귀여웠다. 아들 친구들도 각기 다른 새를 키우며 서로 정보도 나누고 인터넷으로 새에 대한 공부도 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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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키우는 친구들과의 대화 내용은 다채로웠다. 어디서 새를 구하고 무엇을 먹이고 어떻게 훈련을 시키고 말을 가르치느냐부터 우리 새가 드디어 알을 낳았다는 등등 생각도 못했던 무수한 대화들이 쏟아졌다. 새를 보면 어쩔 줄 모르던 아들이 어느덧 능숙하게 새를 다루고 새장을 관리하는 모습이 새로웠다. 옆에서 지켜보던 우리 가족 모두도 점점 익숙해져서 어느덧 거실이고 식탁이고 작은 새들이 자연스럽게 날아들게 되었다. 새 얘기를 이리도 많이 나눌 수 있나 놀라며 우리도 점점 새의 세계에 빠져 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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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새 한 마리를 더 들이고 싶어 해서 이번엔 유기 새 보호소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애완동물 가게에서 사는 것보다 의미도 있을 듯해서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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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생각 이상이었다. 이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집 곳곳에 새장을 설치하고 2백여 마리의 새를 보호하고 있었다. 새 동물원만큼 종류도 다양했다. 주인의 사망이나 이주로 이곳에 온 건강한 새부터 학대나 유기로 건강을 해치고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진 새까지. 주인장은 새들을 돌보며 일부는 판매도 하면서 보호소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 엄청난 노동을 마다하지 않는 이들의 새 사랑이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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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새들을 돌아본 뒤 초록색 애클랙터스(Eclectus)를 데려오기로 했다. 파푸아 뉴기니 등지에 사는 앵무새의 일종이다. 초록 날개를 펼치면 빨갛고 파란색의 깃털이 드러난다. 딱히 구매를 하러 갔던 것은 아니고 구경을 해보자는 생각이었는데, 아들을 잘 따르는 새를 보면서 생일 선물로 살까 물어보니 매우 좋아했다. 계획이란 무시로 변하는 법, 4주간 데리고 살며 적응을 해 본 뒤 최종 결정을 하는 시스템이라 아직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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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함께 살며 서로 배우고 알아가겠지..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