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언니! 송원장 별거 중이라는 거 학원선생님들은 다 알아요. 아니다. 지금 보니까언니만 빼고요"
둘은 둥근 테이블을 앞에 두고 소파에 앉는다.
"오늘은 왜 그런 거예요? 송원장이"
마치 자기 일인 듯 화난 표정으로연희가 묻는다.
"전에 수업시간에 아이들하고 게임하며 놀았던 적이 있었어. 원장님이 그걸 보시고 아예 나가서 노는 게 낫겠어요라고 말씀하셔서 생각해 보니 좋을 것 같아 어제는 아이들하고 나가서 재밌게 놀았거든. 아이들 행복한 얼굴 보니까 나도 행복했고.."
듣고 있던 연희가 채은의 말에 끼어든다.
"언니 아직도 송원장 성격 모르세요?"
연희는 채은이 어이없으면서 가엽다고 생각한다.
"언니 그건 빈정대는 거잖아요. 자기가 정해놓은 수업방식대로 하라는 압력이고요. 아이고 우리 언니 순진한 거야 아니면.."
연희는 잠시 말을 멈추고 다시 말한다.
"언니네반 아이들 성적이 좋아 그렇지. 그것 아니면 언니 잘려도 예전에 잘렸을 거야. 내가 언니 이런 순수함이 좋아 여기까지 쫓아왔네.. 큭큭"
"정말이야? 나 따라서 여기 학원에 온 거야?"
"아이고 언니 말이 그렇다는 거지. 하하. 됐어 됐어.
내가 무슨 말을 못 해요.
언니 사람들 말을 너무 곧이곧대로 듣지 마. 말속엔 다 뼈가 있다고요. 언중유골도 몰라. 똑똑한 언니가 이럴 땐 꼭 아이 같더라."
연희의 말을 듣는 채은은 좀전 송원장과의 일이 떠올라서인지 아니면 자신이 너무답답한사람이라 생각해서인지 그래서일까그녀는 차가운 아이스아메리카노를 길게 들이켠다.
채은은 한 유명학원의 선생님이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좋아하는 선생님이다. 그녀는 사람들이말하는 것을 표현 그대로 믿는 사람이라어떨 때는 눈치 없는 사람이라는 오해를 많이 받는다.이런 채은에게 척하면 착하고 찰떡처럼 알아들어야 하는 한국 같은고맥락의 사회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