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지 않은 날, 정오에 가까워지자 차츰 더워지기 시작했다. 가로수의 나뭇잎들이 초록색으로 물든 게 여름이 오고 있나 보다. 봄에 피었던 각양각색의 꽃들은 거리를 장식하며 눈을 즐겁게 했다. 어느새 짧았던 봄이 지나가고 여름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여름을 맞이하는 사람들은 따듯한 마음을 가진 이들이다. 더위에 땀이 쏟아져도 상대방을 위해 손이 부채가 되어 주고,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 주기도 한다. 비가 오는 날에는 우산 하나를 함께 쓰며 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한쪽 어깨가 빗물에 젖어도 싫은 내색 없이 미소를 띠며 우산을 나눠 쓰고 빗속을 걸어갔다.
봄에 핀 꽃잎이 떨어지고 여름이 오면, 가슴속에도 새로운 꽃이 피어난다. 저마다 품고 있는 따듯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계절이 여름이다. 푹푹 찌는 더위와 장마철의 습한 날씨에도 여름에 피는 꽃은 결코 시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