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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든 Jul 17. 2024

2화: 인테리어 현장의 막내, 조공은 어떤 일을 할까?

막내지만 일은 호락호락하진 않을걸

mdf로 채워진 주거현장


인테리어 필름을 처음 접하고 첫 현장교육을 나갔을 때 인테리어 현장의 막내라 할 수 있는 '조공'의 역할에 대해 배웠다. 개개인의 실력이나 어떤 실장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제 막 시작한 단계~ 6개월차 까지는 '조공' 이라 부르고, 그 다음은 '준기공', 마지막으로 5년 이상 현장 실무 경험을 한 최고기술자를 '기공'이라 부른다. 이제 필름을 배우기 시작한 나의 조공 경험담을 풀어보려고 한다.


기공이 전적으로 필름을 붙인다면, 준기공과 조공이 밑작업을 한다. 시공팀에 따라 다같이 밑작업을 하고 필름을 부착하는 경우도 있지만 조공은 90~100% 밑작업만 한다대부분 사람들은 필름을 부착하는 기술자의 역량에 따라 완성도 차이가 클 거라 생각하지만, 의외로 밑작업을 담당하는 조공의 영향이 상당히 크다. 인테리어 필름에서의 밑작업이란 크게 단차제거 (칼질, 샌딩, 퍼티), 프라이머, 그리고 쓰레기정리 라고 볼 수 있다. 이제부터 각 밑작업에 대해 보다 자세히 설명 해보도록 하겠다.



1. 단차제거 (칼질, 샌딩, 퍼티)

포를 뜨다는 느낌으로 mdf를 깎아주고 있다

나무조직을 압착하여 만든 MDF(합판)의 경우, 아무리 깨끗하게 붙인다 한들 이음새 부분에 단차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러한 단차를 제거하여 필름을 붙였을 때 단차가 보이면 안되니 칼을 사용해 합판의 튀어나온 부분을 깎아주는 작업을 한다. 그 뒤 단차를 더 줄이기 위해 살짝 샌딩을 하고, 들어간 부분을 일정하게 채워주기 위해 퍼티작업을 한다. 퍼티가 다 마른 뒤 다시한번 샌딩을 통해 단차를 완전히 제거한다.


*퍼티: 벌어진 부분이나 움푹 파인곳을 채우기 위해 사용되는 실리콘소재의 접착제

*샌딩: 거칠거칠한 표면의 사포로 표면을 부드럽게 다듬어주는 작업




2. 프라이머

붓 끝을 살려 mdf의 단면을 먼저 칠해주고 있다

필름 자체에도 접착성이 있지만, 보다 견고하게 붙여주위해 접착면에 프라이머(본드)를 발라준다. 프라이머는 수성과 유성이 있고, 환경이나 접착면에 따라 선택하여 사용한다. 프라이머를 바를때엔 자국 없이 빠르게, 그러나 꼼꼼하게 발라주는게 가장 중요하다. 프라이머가 건조되면 잘 티가 안나서 어딜 바르고 안발랐는지 잘 기억하면서 발라줘야 덜 고생한다. (경험담...ㅠ)









3. 샷시 실리콘제거, 문 탈부착, 쓰레기정리 등

실리콘이 제거된 샷시

이외에도 샷시, 방문, 문 손잡이, 싱크대 문짝을 탈거하거나, 샷시의 실리콘을 제거하는 등 나머지 일도 조공이 도맡아 한다. 나도 경험해보기 전까진 몰랐다. 조공이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지...!


요즘말로 '알잘딱깔센'

눈치 빠르고 센스있는 조공에게 꾸준히 일거리가 들어온다. 일 못하는 조공은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냉정한 세계다.


*알잘딱깔센: 알아서 잘 딱 깔끔하게 센스있게






인테리어 필름 조공은 기술직 중에서도 상당히 박봉이다. 최저시급도 안되는 급여지만, 여전히 열정페이 문화가 존재하는 인테리어 업계에서 그래도 돈을 받는게 다행이랄까... 높은 노동강도에 낮은 급여로 버티기 힘든 상황을 맞닥드리고 중도 포기 하는 사람들도 많다. 8시간 내내 쉴새없이 움직이고, 샌딩을 하며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칼을 쓰는 직업인지라 언제 어떻게 다칠지 모르는 것도 (자비로 병원 가야하는건 덤!) 중도포기 원인이 된다.


어떤 조공은 1년이 넘어서까지 밑작업 일만 하고 있고, 어떤 조공은 3개월도 안되어 필름 부착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필름 시공자가 필름을 부착하지 못한다면 당연히 급여도 조공 그대로다. 사람들은 운좋게 좋은 실장님을 만나 빠르게 급여를 올리고, 필름을 부착 할 기회를 얻는게 중요하다 말한다. 당연히 적시에 좋은 사람을 만나는 운도 중요하지만, 언제든지 기회가 왔을때 잡을 수 있도록 준비된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더 영리한 조공은 마케팅과 영업으로 스스로 그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


테니스 4대 그랜드슬램 중 하나인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는 아래와 문구가 적혀있는데, 요즘들어 유독 이 문구가 많이 와닿는건 끈질기게 버텨야하는 내 현재 상황에 꼭 들어맞는 문구라서가 아닐까. 인테리어필름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조공분들께 깊은 공감과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우리 조금만 더 버텨봅시다!


가장 끈질긴 자에게 승리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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