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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아이린 Aug 01. 2024

간병일기

 연일 폭염 경보가 내리는 무더운 여름이다. 환자와 간병인 모두에게 힘든 계절, 어떻게 하면 여름을 잘 보낼 수 있을까?

 소파에 오래 앉아 있어서인지 엉덩이 쪽에 땀띠 같기도 하고 욕창 비슷한 것이 생겼다. 매일 샤워시켜 드리며 소독약을 바르고 분말로 된 약 마데*솔을 뿌리니 상처가 꾸덕해지며 많이 좋아졌다. 욕창 매트를 구입해서 깔아드렸다. 바닥 전체에 울룩불룩 공기가 들어가 있는 매트인데, 전기로 튜브 안의 공기 크기를 조절하며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누워 있는 환자에게 유용하다. 엄마가 한결 편안해하는 것 같다. 


 집안에 복지용구가 늘어간다. 안전 손잡아, 워커, 휠체어, 환자용 침대 등. 요양 등급 서비스를 이용하니 저렴한 비용으로 대여하고 구매할 수 있어 좋다. 얼마 전에는 화장실 갈 때 지탱하도록 안전 손잡이를 화장실 입구와 안쪽에 설치했다. 이동할 때 이용하는 워커나 휠체어는 신청해서 잘 이용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하면 등급을 받아 이용할 수 있는 비용이 배정된다. 그 한도 내에서 용구들을 이용할 수 있다. 


 또, 방문하는 요양보호사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 불편한 점이 하나 있다. 한 요양보호사 이용 시간이 3시간이고, 2시간이 지나서야 다음 시간을 연장해서 이용할 수 있다. 만약 6시간을 이용하고 싶으면 2시간을 쉬었다 이용해야 하는데, 외출해 있는 보호자가 2시간 제약 때문에 집에 올 수 있을까? 왜 6시간을 연속으로 할 수 없게 정했을까? 


 우리 집은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한 동생이 가족요양으로 하고 있다. 주로 내가 아침을 챙기고 점심이나 저녁은 그냘 일정에 맞추어 서로 챙겨드린다. 서로 외출하는 시간을 공유하며 교대로 돌보고 있다. 부축하기가 혼자서는 힘에 부쳐 밖에서도 동생이 엄마를 잘 보고 있는지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외출 시간이 길지 않다. 동생이 요리와 목욕, 집안일 등 많은 부분을 함께해 줘서 항상 고맙다. 혼자서 간병하는 분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 


 엄마는 알약을 넘기기가 힘들다. 그래서 처음엔 반 접은 종이 사이에 알약을 넣고 요리할 때 쓰는 밀대로 밀어 가루로 만들었다. 하루 세 번 많은 약을 직접 하나하나 가루내기가 시간이 걸리고 힘도 든다. 의사에게 가루로 처방해 달라고 요청하니, 약국에서 처방된 알약을 가루로 만들어서 간편하게 하나씩 포장해 주었다. 다른 병원에서 처방받는 고혈압 약도 가루 처방을 요청하니 그렇게 해준다. 목넘김이 힘든 환자분들이 도움받았으면 좋겠다.


 엄마에게 하루하루가 어떻게 여겨질까? 

8월의 첫날도 이렇게 저물어 간다. 저녁 9시 넘어 잠에 든 엄마, 무더위에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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