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수영 Oct 15. 2024

이수영의 [디지털 ‘제지소’]

제5편 / 정일진 제 지인을 소개합니다.

이수영의 [디지털 ‘제지소’] 제5편 / 제 지인을 소개합니다.      


제지소(製紙所, paper mill)는 말 그대로 ‘종이 제작소’이다. 종이는 정보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지혜의 숲’이라고 할 수 있다. 종이는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연결해주는 매개체와 같다. 이런 관점에서 인사이트를 주고받는 공간인 4차산업혁명 시대의 ‘디지털 제지소’를 열었다. 나의 지인 소개와 동시에 내가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으며, 그들로부터 배운 것들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소통하는 즐거움을 위해 시작하고자 한다.      

최근 부산국제영화제 행사가 있어서 영상과 영화 일을 하는 일진이 형이 부산에 왔다. 때마침 내 지인 중에 김현옥 동서대 교수님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련 일을 하고 있어서, 로켓필름 김영진 대표님과 넷이서 만나 각자의 근황과 일상, 그리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참고로 로켓필름 김영진 대표님은 올해에 영화 ‘소풍’이라는 제목의 노년의 삶을 다루면서 흥행에 성공한 제작자이다. 또한, 김현옥 교수님은 삼성전기에서 CSR을 담당한 이후, 동서대에서 일학습병행사업단에서 일하고 있다. 서로의 관심사가 비슷해서 다같이 식사도 하고 영화 이야기를 하면서 함께 공동의 프로젝트를 추진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다시 일진이 형 얘기로 돌아오면, 일진이 형은 2008년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자고 나는 2014년 수상자이다. 초창기 수상자회 사람들과 네트워킹 활동을 하면서 실제로 공동의 프로젝트도 하고 놀러다니는 멤버로 다가오는 19일에도 일진이 형이 부산에 올 예정이다. 내가 서울에 가면 반드시 만나는 사람인데, 그 이유는 일진이 형이 보기와 달리 엄청난 츤데레이기 때문이다.      


일진이 형은 나를 정말 잘 챙겨준다.일진이 형은 나의 허당끼를 잘 알고 있어서 나를 늘 옆에서 챙겨준다. 그리고 한국인터넷거버넌스포럼에서도 늘 패널로 함께 해주고, 또 인재상 수상자는 아니지만, 일진이 형 지인들을 나에게 소개해줬다. 정말로 신기한 것은 그들을 처음 만났지만, 통하는 점이 너무 많았고, 함께할 일도 많아졌다는 점이다.      


그 중 예림이는 메타버스와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을 하고, 아랍 등에서도 투자받아서 관련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 친구는 본래 이공계생이 아니라,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문과생이었다. 나도 국제법을 전공했고, 법정책과 동시에 과학기술정책을 함께 다룬다는 측면에서 비슷한 관심사와 활동이 많았다. 예림이는 사업 수완도 좋고 자기만의 개성도 독특하고 뚜렷해서 늘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이 역시 일진이 형이 나를 좋게 생각하고 소개해줬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다시 일진이 형 얘기로 돌아와서 일진이 형은 나와 결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사람이다. 관심사는 비슷한데, 일진이 형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아트테크놀로지스트(예술과 기술이 융합된 일종의 크리에이터라고 할 수 있다.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대본을 작성하기도 하고, 영상제작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정말 창의적인 활동을 많이 하고 있으며, 기술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다양한 사회활동에 참여 중이다. 


이 가운데 흥미로운 점은 기업교육과 관련된 일도 하고 있는데, 커리큘럼을 구상하고, 덧붙여 자신이 프로듀서로서 홍보 활동도 한다는 측면에서 진정한 멀티플레이어가 아닌가 생각된다. 4차산업혁명과 엔터테크 시대에 부합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일진이 형의 커리어 중에는 눈길을 끌만한 활동들이 많다. 17정글이라는 스튜디오 회사의 대표이면서 제작PD이고, 루트컨설팅의 미디어센터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스스로가 회사이자 또한 새로운 회사의 구성원이라는 아주 독특한 일들을 하고 있다. 나아가, 청소년영화학교 등에서 수석교육가로 활동했고, 약 20개 이상의 영상과 영화를 제작했다. 또한 학사 출신으로 모교인 아주대학교에서 겸임조교수로 활동했다.   

  

내가 일진이 형을 보면서 리스펙하는 가장 큰 부분은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서 꿋꿋하게 그 길을 향해 달려왔다는 점이다. 어떻게 보면 대부분의 친구들은 취업에 올인했다면 불안함을 느끼면서도 현장에서 자신이 회사를 운영해왔고, 결과를 만들어냈으며, 모두가 인정하는 현장성을 바탕으로 대학에서 강의까지 했으니, 이를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일진이 형을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는 아마 내가 모두 좋아하는 사람의 특징일텐데, 전문가들만의 용어나 표현이 아닌 일반 대중들도 이해하기 쉽게 말하고, 글을 적는다는 점이다. 특히, 예시를 많이 들어서 설명하는 점은 일진이 형의 가장 큰 장점이다. 내가 이 부분에서 일진이 형은 기술과 아트를 융합해 대중을 설득하고, 대중들이 문화로서 누릴 수 있게 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또 일진이 형은 사람을 만날 때,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려고 하는 사람아라서 그를 또 한번 리스펙하게 된다.    

  

내가 생각할 때, 일진이 형은 나에게 있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불러일으키는 일종의 마케터이고, 또한, 사회활동에서 내가 어려운 일을 겪을 때 버팀목이 되어주는 사람이다. 특히, 내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관점을 종종 긍정적 시그널로 변화시켜줄 때 나는 일진이 형의 선한 영향력을 강하게 느낀다. 일례로 내가 일종의 일로 사람을 만나거나 했을 때, 그 사람의 사회성이나 특이한 뇌구조로 답답하거나 어울리기 힘들다고 생각하면, 일진이 형은 자신의 관점에서 왜 그럴 수 밖에 없는지, 그리고, 그런 사람들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이해해주고 품어야한다고 말을 했다. 사실, 이 말을 지금도 행동으로 실천하기 쉽진 않지만, 머리로는 이해가 된다. 내가 생각하는 일진이 형은 이런 사람이다. 사람의 장점을 발견해 그 장점을 더욱 발전시켜줄 수 있는 사람, 그가 바로 일진이형이다.      


나는 내가 가진 경험이 뭔가 특별하다거나 대단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실제로도 그러하다. 쥐뿔도 없지만, 내가 가진 장점 하나는 사회성이 좋은 것과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용기, 그리고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는 등 평범한 능력이 있을 뿐인데, 일진이 형은 나의 이런 경험이나 장점을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면 그렇지 못한 사람이 많다는 점을 늘 상기시켜준다.      


진짜 나는 내 경험이 또는 내 장점이 특출나다고 생각해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가끔 책임감없이 일을 하거나, 정말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서도 뻔뻔한 사람들을 만나면 나 역시도 내가 가진 일종의 스펙과 경험, 권위로 그를 찍어누르려고 하는데, 대부분의 기본적인 예의를 가진 사람이라면 이런 일 자체가 없어서 내가 특별한 것 없이 그저 인복이 많고, 사람들을 잘 대하는 정도로만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일진이 형은 이 능력이 나의 강점일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 자기만의 퍼스널리티, 그리고 대인관계를 통한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나는 이 때 처음으로 대단하다는 말을 들었다. 내 기를 살려준다고 한 말일 수도 있으나, 나는 내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스스로의 동기부여가 부족했고, 방법을 잘 알지 못했다.      


그런 나에게 타인의 장점을 많이 보는 방법, 그리고 이를 통해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 나아가 내가 또 다른 관점에서 성장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나는 일진이 형과 일을 함께 할 때 즐겁다. 그래서 앞서 소개한 지인들과 함께 모임을 가지기도 했고, 서로의 관심을 많이 공유했다. 내 자산이라면 자산이 바로 사람 그자체 인 것이다. 실제로 나는 사람 자체를 중요시여기는 경향이 있다.      


내가 대학을 갈 때 고졸인 친구와 더욱 자주 만났고, 고시를 공부하는 친구가 늘 힘들고 외로울 때 내가 돈을 벌어서 밥을 사주곤 했다. 그 때 내 마음은 내 친구가 더 잘 되길 바라는 그 마음 하나였는데, 고시에 합격하고, 대기업에 입사한 친구가 이제는 든든한 나의 빽으로 그리고 그 당시의 일은 추억이 되었다. 어떻게 보면 나는 친구의 미래에 투자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나도 어려운 시기에 온 적이 다수였다. 슬럼프에 빠지기도 하고 너무 잘나다가 나락까지 가는 경우도 많았다. 


그 때마다 나를 믿고 응원해준게 바로 친구들이다. 일이 없어 경제생활이 원활하지 않았을 때 믿을 만한 사람이 없다며 친구가 같이 일하자고 손을 내밀어주었다. 최근에도 이런 일이 많았다. 서로 바쁘고 힘든 와중에도 언제나처럼 나를 반겨주는 친구들이 있기에 힘이 난다. 그리고 일진이 형도 나의 든든한 후원자와 같다. 서울에 일이 있어서 출장을 가기라도 하면 자신의 집을 내 방처럼 내어주고, 밥한끼라도 같이 먹으려고 노력하고, 내가 사람들을 챙기는 편이었다면, 일진이 형 앞에서는 막둥이로 어리광 부릴 수 있는 동생으로 돌아간다.      

내가 철이 정말 일찍 들었다고 생각했을 때, 철없는 모습으로 종종 있고 싶을 때가 있는데, 일진이 형 앞에서는 딱 그런 철부지 동생의 모습으로 남아있다. 앞서 말한대로 일진이 형도 은근 허당스러워서 서로를 챙기고 있으면 정말로 웃음이 난다. 최근에 형이 독립을 한다고 이것저것 장을 보러 다녔는데, 일할 때는 정말 프로페셔널 그 자체인데, 살림은 영 잘못하는 점을 보고 웃음이 났다.      


그래, 사람이 너무 완벽해서야 어찌 서로 기대고 살겠는가? 모자란 브라더지만, 서로를 챙기면서 살아가는 것 같다. 아니 진짜 내가 형들 앞에선 왜 이렇게 철이 없이 지내고 싶은지 모르겠다. 누나만 둘이 있는 막내라 그런가? 그런 면도 없지 않겠지만, 생각건대, 내주변에 나와 잘통하는 형이나 친구들은 진정한 의미에서는 자기만의 분야에서는 완벽한데, 허당끼, 어리숙함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서로에게 더 정이 가고 끌리는 걸지도 모르겠다.      


여튼 일진이 형을 한마디로 정의했을 때, 아트테크놀로지스트라고 했는데, 때로는 기획자로, 디자이너로, 엔지니어로, 기술자로, 예술가로 경계를 넘어서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유형 중 창의와 융합을 주제로 하는 자신만의 능력을 갖춘 사람이 나는 많이 끌리는데, 일진이 형도 그러했다. 미래사회에서 필요한 능력을 모두 갖추었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그가 아닌가 생각한다.      


잠시 내 이야기를 잠깐 하면, 나는 법을 전공했기에 제도개선, 규제개혁 관련 활동들을 많이 해왔는데, 그러다가 서비스 디자인(UX &UI) 활동도 한 적이 있다. 그것도 국세청의 홈택스와 국립해양조사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플랫폼과 사이트 등이 그러했다. 누가 봐도 전문 영역에서 일을 해야할 것 같은 사람이 필요해보이는데, 이 일을 내가 같이 했다.      


나는 제도가 이용자, 즉 국민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을 새로이 바꾸는 것이라면, 정책이나 서비스도 이용자 중심의 디자인으로 보다 편리하게 만드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서 이론과 지식을 따로 공부하고, 서비스 개선을 하는데 뛰어들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는 일진이 형과 통하는 면이 많았다. 또한, 디자인 사고를 배우면서 경영학에 적용하는 것, 그리고 디지털 기술을 통한 사회 혁신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생각건대, 나는 여러 주제가 분명히 연결되어 있는 부분이 있고, 이를 통해 문제의 해결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디지털 트윈과 관련되어 있는 회의 다녀왔을 때에도 2시간이 훌쩍 가버렸다. 각자의 아이디어에 새로운 상상을 더하고, 의견을 덧붙여 성공적인 제안서를 만드는 과정이 그러했다.      


한동안 아무말대잔치 형태로 글을 쓰다보니 글의 흐름이 참으로 허접(?)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는 이 글의 방식을 지금에선 즐기고 있다. 내가 하고싶을 말을 상대와 이야기를 나눈다는 생각으로 쓰고 있으니, 형식은 갖추지 못해도 내가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는 잘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일진이 형을 통해 지속적인 학습과 실험 정신이 나의 열정으로 승화될 수 있음을 배웠다. 그리고 먹는 즐거움, 새로운 세계관의 확대,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포용해볼 수 있는 넓은 마음을 배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일진 PD가 궁금하다면 차후에 이어질 내 인생을 바꾼 타인의 삶 인터뷰에 집중해주길 바란다. 이 인터뷰는 지금의 글과 달리 형식을 제대로 갖추고 전문 인터뷰의 형태로 글을 쓸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이수영의 [디지털 ‘제지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