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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줌스 Mar 31. 2021

시장이 인플레이션을 두려워 하는 이유


Summary

· 성장과 기대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상승

· 래리 서머스 "2차 세계대전 수준의 부양책이 인플레 압력 키운다" 주장

· 금리상승은 코로나19로 이례없이 증가한 부채에 큰 부담으로 실물경제를 위협

· 인플레이션 상승은 실물경제가 충격을 받을 때 연준의 행보를 어렵게 만듦



오는 31일 바이든의 인프라 패키지가 공개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이 인프라 패키지의 규모가 3~4조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 더해 최근 미국은 백신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든은 미국인의 90%가 4월 내 코로나19 백신 자격을 갖출 것이라고 발표했다. 4월 2일에는 비농업 고용보고서가 발표 된다. 시장은 21년 3월 고용보고서에 65.5만개의 일자리가 증가하여 실업률은 6%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mployment Situation


최근 미국의 케이스 쉴러 주택가격지수 상승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부추킨다. 1월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11.2% 올라 15년 만에 연율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렇게 주택 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이유는 공급이 낮은데 낮은 모기지 금리로 인해 강한 수요가 형성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연준은 매달 400억 달러의 모기지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미국 케이스 쉴러 주택가격지수                                


경기의 빠른 정상화와 대규모 투자는 성장과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하고 이에 따라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10년물 기대 인플레이션은 2.35 까지 오름





인플레이션이 온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 중 영향력이 큰 사람의 이야기를 하나 인용하였다. 하버드대 총장을 지낸 바 있으며 전 재무부 장관을 역임한 경제학자 래리 서머스(Lawrence Henry Summers)이다. 

그는 최근 기고를 통해 오바마 정부의 부양책은 마이너스 GDP갭의 절반 규모였지만 이번 부양책은 GDP 갭보다 세 배 크다는 점을 지적하며 제 2차 세계대전 수준의 부양책은 지난 세대 동안 보지 못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유발하고 달러 가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맡았던 서머스에 따르면 1조9천억 달러는 지나치게 큰 규모다. 미국 정부가 금융위기발(發)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시행했던 부양책은 GDP 갭(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 차이)의 절반을 채우는 데 그쳤지만, 이번 부양책은 GDP 갭을 세 차례 메꿀 정도로 크다.

- 연합인포맥스 (2021. 2. 8)



여기서 서머스가 말한 GDP 갭은 실질 GDP와 잠재 GDP 간의 차이를 말한다. 아래 그래프에서 파란선이 빨간선을 밑도는 구간이 바로 마이너스 GDP 갭이다. 마이너스 GDP 갭이 나타나는 구간은 저성장으로 인해 수요 부족, 재고 누적, 유휴설비 증가, 실업률 증가가 나타나며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구간이다.

파란선이 빨간선을 밑도는 구간이 마이너스 GDP 갭이다


그러니까 위 그래프에서 파란선이 푹 꺼진 구덩이를 메우기 위해 2008년 침체 시에는 구덩이 크기의 반 정도 되는 부양책을 쏟아 부었는데 2020년 침체 시에는 구덩이의 크기보다 세 배 더 많은 흙을 쏟아부었으니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게 증가했다는 주장이다.

이 내용에 대해서는 과거 글에서 다룬 적이 있다. 전직 재무장관인 서머스와 현직 재무장관인 옐런의 인플레 논쟁에 대한 글과 마이너스 GDP 갭에 의한 디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글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최근 시장참여자들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이유가 뭘까.

성장 기대감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기대 인플레이션의 증가가 최근 금리가 오르는 동인이 되었다.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올라 자산시장에는 밸류에이션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이지만 연준은 성장이 밑바탕이 되는 금리상승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오히려 좋은 것이라며) 일관 되게 유지하고 있다.


그럼 금리가 어디까지 올라야 연준이 행동에 나서게 될까. 연준의 최근 타겟팅은 금융시장보다는 실물경기에 있다. 대표적으로 고용이다. 결국 금리 때문에 자산시장이 아우성을 치는 것보다 실물경기에 충격을 주기 시작하면 연준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경제 주체들의 부채는 이례적으로 크게 늘어났다. 현재 금리가 겨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그 사이 부채 규모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에 똑같은 1.7%, 2% 라도 실물경기가 받는 충격은 예전과 다를 수 있다. 결국 실물경기가 금리상승으로 부채의 부담을 느끼고 경기 회복이 꺾이려는 징후가 보일 때가 연준이 다시 나서는 타이밍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리고 그 방법은 최근 많이 화자 되었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나 장기채 매입 확대, 극단적으로는 YCC 등으로 금리를 눌러주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확하게 금리가 몇 퍼센트가 되어야 연준이 행동할 것이다라고 누구도 말하기 힘들겠지만 금리상승은 긍정적인 경기 전망이라던 연준이 어느 날 금리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고 말한 것은 주목할만 하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브레이너드 이사는 "지난주 국채수익률 급등과 속도에 눈길이 쏠렸다"며 "우리의 목표를 위협하는 무질서한 상황이나 지속적인 국채수익률 상승을 본다면 걱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면밀하게 시장 전개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 연합인포맥스 (2021. 3. 3)


파월 의장은 4일 월스트리트저널의 고용 서밋 행사 대담에서 "국채금리 급등은 주목할만하고(Notable), 내 눈길을 사로잡는다(Caught My Eye)"고 말했다.

- 연합인포맥스 (2021. 3. 5)



그런데 만약 금리상승으로 실물경기에 충격이 왔을 때, 인플레이션 역시 크게 상승해 있다고 가정하면... 연준이 할 수 있는 수단이 무엇이 있을까. 연준이 국채 매입을 확대하여 금리를 누르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 크게 폭발 할 것이고, 인플레이션이 두려워 금리를 방치하는 순간... 실물경기가 무너지며 성장이 꺾여버리는 더블딥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연준의 통화정책이 앞 뒤로 막혀있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점이 시장을 두렵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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