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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온 Feb 13. 2024

꿈을 잃고 방황하는 너에게

『하늘을 날고 싶은 아기 새에게 - 피르코 바이니오, 토토북, 2019』

어릴 적, 내 꿈은 천장까지 닿는 책꽂이와 책들로 둘러싸인 방에 앉아 하루 종일 책만 읽는 거였다. 책 속 상상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꿈을 꾸는 게 참 좋았고, 마음 속 꼬리를 무는 수많은 이야기를 글로 담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그 꿈은 마음속 한 켠으로 밀려, 점차 희미해져 갔다. 특별한 재능도, 열정도 없는 내게 어울리지 않는 허황된 미련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결국 원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내 진로를 바꾸면서, 많은 고민과 갈등이 있었다. 가끔은 부모님도 원망해보고, 성실하지 못했던 나 자신을 질책하기도 했다. 그런 시간들이 때로는 힘겨웠지만, 내가 선택한 직업에 적응하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 최선을 다했기에 행복했고 삶의 선택에 대한 큰 후회는 없다. 그럼에도 꿈에 대해 생각해보면 아쉬운 점이 있다.      

지금에 와서 되짚어보건데, 사실 나는 꿈꾸었던 길로 가고 있었다. 꿈의 길은 하나가 아니었고, 직선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었다. 무수히 많은 길이 열려 있으며, 다양한 곡선의 우회로가 있었다. 꿈을 품고 가기만 하면, 조금 멀리 돌아갈지언정 결국은 내가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알지 못했다. 도전을 두려워했고, 포기는 빨랐다.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나의 길을 가면 되는 거였는데, 나는 왜 지레 겁을 먹었던 걸까. 

그림책, <하늘을 날고 싶은 아기 새에게>를 읽으며 진로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딸을 생각했다. 원하는 대학을 목표로 길고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딸은 나와 마찬가지로 자의반 타의반 전혀 꿈꾸지 않았던 길을 자신의 진로로 선택했다. 

대학을 다니면서도 마음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딸과 우리 부부는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잘하고 있다고. 이루지 못할 만큼 큰 꿈은 없으며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가다 보면 어느새 길은 나타난다고….

늦은 밤, 여전히 잠들지 못하는 딸에게 그림책을 건네주었다. 딸이 그림책 속에 담긴 엄마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랐다. 


꼭 별에 가 닿을 필요는 없단다.

그러나 매일 밤 별을 바라보며 꿈을 꿀 때마다

넌 점점 하늘과 가까워질 거야.     

응원할게!

멋지게 날아오를

너의 내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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