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춘수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2023년 3월 13일/ 월요일
매일
이름을
불러주고 있나요?
내 사랑하는 이의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꼭 그런 이름을
불러주고 있나요?
누군가 불러주길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먼저 불러주어요
오늘은
남은 생애의 첫 날이고
지금은 봄이잖아요
그러니
꽃을 피워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