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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연 May 14. 2020

지금이 글로벌 금융허브가 될 수 있는 타이밍

코로나바이러스로 금융 시장도 불확실성의 시대로

 바야흐로 불확실성의 시대다. 커져가는 코로나 바이러스 리스크로 시장상황은 한치앞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불확실성이 커져가고 있다. 시장의 특성에 따라 빠르게 나빠지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수혜를 받는 회사들도 나오고 있다. 여행업이나 공연사업과 같은 야외에서의 활동이 주된 산업은 사람들이 비행기나 공연장같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가지 못해 매출이 급강하했고, 화상채팅 서비스나 온라인 유통사들은 오프라인이 쇠퇴함에 따라 고객들에게 유일한 선택지가 되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오프라인의 위기가 온라인에서는 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을 준 것은 인터넷 산업 뿐만이 아니다. 전세계 금융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면서, 미국의 중앙은행이라고 할 수 있는 Fed는 달러를 거침없이 찍어내고 있다. 이렇게 새롭게 발행된 달러화들은 당장은 코로나 위기를 막기 위해 사용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달러 공급이 무제한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달러의 가치가 유지가 되기 힘들 때, 더이상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이미 많은 국가들이 달러보유를 줄이고 금과 같은 대체자산 보유량을 늘리기 시작했다. 이제 한국도 향후 어떻게 금융 전략을 가져가야 하는지 지혜를 짜내야 하는 시점이다.

 역대 한국 정부들은 서울을 글로벌 금융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예전부터 내걸고 있지만, 실상은 금융 도시 순위에서 계속 떨어져가고만 있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IMF 위기 이후 김대중 대통령은 인터넷 인프라를 매우 빠르게 도입하기로 결정을 했고 그 결과 한국은 인터넷 강국이 될 수 있었다. 위기를 기회로 바꿨던 역사처럼 이번 위기에서 글로벌 금융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디지털 자산 인프라를 그 어떤 나라보다도 빠르게 보급해야 된다.


커스터디 서비스로 디지털 자산 수신 시작

 KB국민은행이 얼마전에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상표권을 등록했다. 제도권 은행이 커스터디 서비스를 시행하게 되면, 많은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은행을 통해 디지털 자산을 거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마 처음 시행하게 되는 디지털 자산은 비트코인 또는 이더리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충분한 사용자를 확보하거나 왕성한 활동이 보이는 디지털 자산들이 차례로 추가될 것이다. 성급하게 다양한 코인들을 추가하는 것보다는 느리더라도, 보안성이나 기술성을 세심히 판단해서 충분히 탈중앙화되었고, 안정성이 검증된 디지털 자산들을 추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외에도 다양한 현물들을 담보로한 디지털 자산으로서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석유, 금과 같은 자원을 등록한 토큰이라던지, 부동산을 일부 소유할 수 있는 토큰 등 지금껏 개인투자자들이라면 기관을 통해서만 투자를 할 수 있고 개인이 직접 투자하기 힘들었던 자산들이 디지털화될 것이다. 투자자들이 이런 자산들을 규제내에서 안전하게 보유하기 위해서는 커스터디 서비스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커스터디 서비스는 단순히 자산을 수탁하는데에 그치지 않고, 고객의 금융 서비스의 필수 서비스로 자리잡음으로써, 커스터디에 수탁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 상품을 고객들에게 노출하면서 사업모델을 확장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국내 이용자 뿐만 아니라 해외 이용자에게도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야 된다. 수많은 디지털 유목민들은 전세계 각지에서 국적없는 디지털 자산을 소유하고 있다. 만약 한국이 이들에게 비트코인을 정식으로 인정하고 국내 커스터디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금융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이런 디지털 유목민들이 한국 금융시장에 진입하여 정착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글로벌 금융허브 중 하나인 싱가폴에서는 암호자산을 담보로 결제할 수 있는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많은 디지털 자산 보유자들이 싱가폴에 계좌를 개설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도 비슷한 전략으로 디지털 자산 보유자들을 유치한다면, 그 어느 누구보다도 빠르게 금융허브로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커스터디 이후엔 디지털 자산 시장 활성화

 커스터디 서비스로 디지털 자산을 담을 준비를 한 이후에는 고객들이 투자할 수 있는 자산들을 이 플랫폼과 연계해서 많이 만들어야 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규제를 확립해야되는 것이 STO(security token offering)라고 생각한다. STO는 증권성을 띄는 디지털 자산을 발행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STO는 2018년부터 이슈화되어 필요성이 부각되어 왔지만, 아직까지 적절한 규제지점을 찾지 못해 현재는 역외금융을 제공하는 국가에 회사를 설립해서 운영되고 있다. 해외에서 이런 비즈니스가 진행하려면, 변호사 비용, 회사 등록 비용 등 엄청난 비용을 부담해야 된다. 이미 디지털 자산을 발행하는 한국 회사들이 역외금융지인 싱가폴, 홍콩, 케이만, 몰타와 같은 역외금융이 발전된 국가에서 높은 비용을 부담하면서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만약 한국에서 이에 대한 법제화를 한다면, 한국회사들이 더 낮은 비용으로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디지털 회사를 만들고자 하는 뛰어난 창업자들이 몰려드는 디지털 실리콘 밸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STO가 정착된 이후에는 거래시장이 활발해져야 된다. 거래시장의 크기는 금융시장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이미 2017년도 한국은 디지털 자산 거래량으로 전세계 순위권안에 들어갔다. 지금까지도 한국 시장은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물론 초기에 수많은 투기세력과 검증되지 않은 암호화폐들이 수많은 피해자들을 만들어냈었지만, 향후 특금법과 같은 적절한 규제를 통해서 건전하면서 개선이 될 것이다.  디지털 자산 거래소가 정식으로 규제권 내로 들어오며 정착하게 되면, 제도권 안쪽에 있던 증권사, 은행, 대기업등과 같은 규모 있는 회사들이 디지털 자산 거래소 시장으로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장에서 신뢰를 받고 있던 회사들이 거래소를 운영하게 된다면, 더 다양한 투자자들이 시장으로 들어올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투자자, 신뢰받을 수 있는 중재 기관, 투자할만한 자산들이 모이면 네트워크 효과를 이루어내며 한국 시장이 글로벌 금융 허브가 되는데 한발짝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글로벌 디지털 금융허브? 지금이 타이밍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글로벌 위기속에서 그 어떤 나라보다도 적절한 대처를 한 탓에 한국 브랜드는 신뢰할 수 있는 나라라는 이미지로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우수한 인터넷, 무선 통신망 등은 이미 다른 나라보다 크게 앞서있기 때문에 디지털 금융허브를 만들기에 충분히 우수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만약 한국이 지금 이 시기에 조금이라도 앞서서 디지털 자산 시장을 세계를 향해 연다면, 한국은 글로벌 디지털 금융허브 중 하나로 발전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 

 이미 지금 중국은 디지털 위안을 만들어서 비밀리에 테스트하고 있고, 미국 연준에서도 조금씩 디지털 화폐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싱가폴 통화 당국은 해외 결제를 위한 블록체인 시스템을 만드는 중이다.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디지털 경제 경재에서 우위를 가져가려면 남들보다 앞서서 다양한 경제실험을 해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과거의 방식에만 머물렀다가 서서히 망해갔던 역사 속의 나라처럼 될 것이다.


- 한경 비즈니스 리뷰 4월 21일 주차 기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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