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꾸러미를 푼다.
누구에 옷을 짤까........
오렌지 짙은 황토 빛 털실
한 뭉치 풀어낸다.
운명처럼 풀어지는 시간들
서쪽 하늘이 겨울의 빈 들판을 녹여가며
얼음 진 너의 마음 한쪽에
노을처럼 붉은 불을 밝히리라
어긋난 발 한쪽 끌고
심장이 녹아 날 것만 같은
차디찬 얼음골을 걸어 왔다.
황금빛 등이 켜지고
사각 식탁에 둘러앉은 식구들 사이에서
나는 오렌지 짙은 황토색 실타래를 풀어서
네 체취와 향기를 스웨터로 짠다.
그리움 반, 증오 반의 세월
한 코 한 코 뜨면서
네 심장에 다시 손을 대며
네 치수를 재본다.
내 가슴에 너무 오래 머문 너
실을 뽑아
네 가슴에 치수를 재보면
낮선 땅 먼 곳에서 한웅 큼의 포근한
그리움
저녁 문가에 서성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