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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 리스트 <사랑의 꿈>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리스트 <사랑의 꿈>

대학을 입학하고 첫 레슨시간 교수님은 내게 “자네, 사랑해보았나?”라고 물으셨다. 새내기 입학생인 나는 그저 수줍게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교수님은 내게 혼내시듯 “사랑도 안 해보고 어떻게 연주를 잘할 수 있겠나?”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곤 내게 명언을 남기셨다.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 그때는 그게 어떤 의미인지 완전히 깨닫지 못했다. 사랑은 예술가들에게 끊임없는 영감과 상상을 이끌어내는 원천이다. 인간 존재에 희로애락의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불가결한 감정임에 틀림없다. 


프란츠 리스트는 어떤 예술가보다도 열정적인 사랑을 하며 자신의 작품 속에 음악으로 녹여냈다. 뛰어난 연주 실력과 수련한 외모는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의 곁에는 늘 많은 여인들이 있었다. 리스트가 러시아 키예프에서 연주할 당시 귀족인 카롤린 자인 비트겐슈타인 공작부인 역시 리스트의 연주를 듣고 그에게 반했다. 카롤린은 유부녀였고 리스트 역시 애인 마리아 다구 백작부인이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내 사랑에 빠졌다. 14년간의 사랑의 결말은 세드 엔딩이지만 그녀와의 사랑은 리스트에게 음악적 영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리스트와 카롤린과의 사랑은 <사랑의 꿈>이라는 명작을 탄생시켰다. <사랑의 꿈>은 원래 피아노곡이 아닌 가곡이다. 리스트는 카롤린과 사랑을 막 시작 할 무렵, 카롤린에 대한 열렬한 사랑의 감정을 담은 첫 번째 가곡을 시작으로 3곡의 가곡을 작곡하였다. 첫 번째 곡은 1847년, 독일 시인 프라일리그라트의 시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에 곡을 붙여 작곡하였다. 그리고 2년 후 1849년, 독일 시인 울라트의 시 <고귀한 사랑>과 <가장 행복한 죽음>에 멜로디를 붙여 작곡하였다. 그렇게 탄생된 3곡의 가곡 제1곡 <고귀한 사랑> 제2곡 <가장 행복한 죽음> 제3곡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이다. 


리스트는 이 3곡의 가곡을 하나로 묶어 피아노 소품 장르인 녹턴으로 편곡하였다. 그리고 작품의 제목을 ‘3곡의 녹턴’이라고 붙여 1850년에 출판하였다. ‘3곡의 녹턴’ 중 3번째 곡에 <사랑의 꿈>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리스트의 피아노 소품 ‘3곡의 녹턴’ 중 세 번째 곡 <사랑의 꿈>은 리스트의 가곡 제3곡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이 원곡이다. 서정적이며 아름다운 선율은 카롤린에 대한 리스트의 뜨거운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피아노 곡 <사랑의 꿈>의 원곡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을 꼭 비교해 들어보는 것도 좋은 감상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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