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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어냐? 송어냐? 그것이 문제로다. 슈베르트 <송어>




숭어냐송어냐그것이 문제로다슈베르트 <송어

슈베르트 가곡에 등장하는 물고기는 숭어일까? 송어일까? 숭어와 송어는 서식지에서부터 생김새 까지 확연한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숭어와 송어를 두고 헷갈려한다. 바다에 사는 물고기는 숭어이고 강에 사는 민물고기는 송어이다. 가사를 잘 들어보면 강물에서 뛰어 노는 이라는 가사가 나온다. 그렇다면 강물에 사는 민물고기 송어가 그 주인공이다. 숭어와 송어에 대한 오해는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슈베르트 송어 ‘The Trout’이 국내에 소개될 때 숭어로 번역하면서 2010년 까지 음악교과서에 그대로 사용되었다. 


슈베르트는 1817년, 20세에 가곡 <송어>를 작곡하였다. 이 가곡은 독일의 낭만파 시인 프리드리히 다니엘 슈바르트의 시 <송어>에 곡을 붙인 것이다. 가사내용은 이렇다. 


                              거울 같은 강물에 송어가 뛰노네 화살보다 더 빨리 헤엄쳐 뛰 노네 

                             나그네 길 멈추고 언덕에 앉아서 거울 같은 강물에 송어를 바라보네

                               젊은 어부 한 사람 기슭에 서서 낚시 대로 송어를 낚으려 하였네

                              그걸 내려 보면서 나그네 생각엔 거울 같은 물에선 송어가 안 잡혀

                                         그 어부는 마침내 꾀를 내어 흙탕물을 일으켰노라 

                                       아, 그 송어 떼가 모여들어 이윽고 송어는 낚여 올렸네

                                                      마음이 아프게도 나는 그 보았네


슈베르트가 송어를 작곡한 그해 명 바리톤 미하엘 포글이 ‘슈베르티아데’에서 초연했다. ‘슈베르티아데’는 슈베르트를 후원하는 음악 모임이었다. 슈베르티아데에는 시인, 철학자, 화가, 법률가들이 함께 했다. 슈베르티아데 일원이기도 한 포글은 슈베르트보다 29세 연상이었다. 두 사람은 많은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되었다. 포글은 가난하지만 유망한 젊은 작곡가 슈베르트를 알리기 위해 그의 가곡을 많이 불렀다. 슈베르트 역시 포글을 위한 가곡을 많이 작곡하였다. 


1819년 슈베르트는 포글과 함께 음악여행을 떠났다. 두 사람은 7월부터 9월까지 약 두 달간 오스트리아 슈타이어에 머물며 연주도 하고 휴가도 즐겼다. 그곳에서 부유한 광산업자 질베스터 파움가르트너를 만났다. 그는 음악 애호가로 첼로를 연주할 수 있었다. 그는 가곡 송어를 듣고 너무 좋아하며 송어의 주제를 넣은 실내악곡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그의 요청으로 슈베르트는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로 구성된 피아노 5중주곡을 작곡하였다. 가곡 송어의 선율을 변주곡 형태로 만들어 4악장에 넣었다. 피아노 5중주 송어는 이렇게 탄생되었다. 


1악장은 피아노를 중심으로 하는 아름다운 악장이다. 경쾌하고 청명한 느낌이 든다. 2악장은 서정성이 강한 느린 악장이다. 짙은 애상감이 느껴지는 단조의 선율이다. 이 곡에서 가장 활기차고 명랑한 악장은 3악장이다. 피아노와 현악기가 경쾌하게 대화를 하듯 연주된다. 4악장은 이곡에서 가장 유명한 악장이다. 가곡 송어의 멜로디를 주제로 하여 다섯 개의 변주곡을 가진 악장이다. 5악장은 경쾌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피날레 악장이다. 이 곡은 어느 악장이든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 청량함이 느껴지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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