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헤르츠 고래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
이연수
고래가 52헤르츠 노래를 들려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는 노래를 한다
노래를 하면 고래는 외롭고 지독한 사랑을 꿈꾼다
바다와 심연은 고래가 유영중이다
숨을 참는 동안 주파수를 넘나들고
고래도 외롭고 나도 외롭다는 것이다
물속에 잠겨있거나 물위로 떠오르거나
숨을 쉬는 동안은 물결을 일으키고
고래가 바다를 노래하는 동안
바다는 고래를 노래한다
고래는 외로움을 노래한다 더해가는 사랑과
숨을 견뎌야 하는 동안 헤엄이 느려지고
비쁜 것과 멀어지는 시간들
그리움을 두고 그리워할 수 없고
외로움을 두고 외로워 할 수 없는 동안
고래를 보여 줄 수 없다
심연은 가라앉는 침묵이 많아지고
소음은 소음이 아닌 채 수면 아래로 향한다
텔레비전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오래된 친구를 바라본다 쓸쓸함은 바다를 돌아다니고
자꾸만 외로운 고래는 바다 수면 아래로 꿈을 생각했다
나와 상관없이 소실점을 향해 빠져나가고
수면 아래로 몰려오는 바다를 견디거나
고래가 바다를 노래하는 동안
바다는 고래를 노래한다
*52 헤르츠(Hz)의 주파수로 노래하는 고래